정민자(세이레어린이극장 대표)

▲ 정민자(세이레어린이극장 대표)
 
오늘은 재미있는 이야기부터 먼저 하려고 한다. 조그만 어촌마을에 사는 가난한 어부 이야기다. 이 어부가 어느 날 자기 배 위에서 한가하게 낮잠을 즐기고 있었다. 그 때 그곳을 지나가던 한 사업가가 한심하다는 듯 그 어부를 깨워 하루에 몇 번이나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는지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그 어부 당연하다는 듯이 “한번요. 나머진 이렇게 쉽니다.” 이 말에 사업가는 왜 두 번 이상 하지 않느냐, 그럼 두 배 이상 고기를 잡을 수 있고 몇 년 후에는 배도 두 세척이나 살 수 있고, 그럼 훨씬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고 그럼 냉동 창고, 생선가공공장, 생선처리공장까지 지을 수 있지 않겠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그 어부는 다시 물었다. “그런 다음에는요?” 이 말에 사업가는 “어, 그런 다음에는 여기 항구에 편안하게 앉아 햇살 아래 달콤한 낮잠을 즐길 수 있지요. 멋진 바다와 하늘에 흘러가는 구름을 감상하면서요.” 그 어부 하는 말 “ 제가 지금 그러고 있는데요?”     
말도 안 되는 말 같기도 하고 어리석은 어부 같기도 한 이 이야기는 행복은 우리 곁에 있는데도 우리가 누리지 못한다는 말이다. 우리는 우리 앞의 행복은 보지 못하고 행복 찾아 숨바꼭질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지금 우리가 가진 것에 만족 못 하고 더 많은 것을 가지려고, 더 높은 것을 얻으려고, 조금 더 잘해보려고 지금 누려야하는 행복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세상이 참 많이 변했다. 일이 중심이고 휴식과 여가는 나머지로 치부하던 시대에서 이제는 휴식과 여가가 일을 하는 이유가 되었다. 잘살기 위해서 돈을 벌었다면 이제는 즐기면서 재미있게 살기 위해 돈을 번다. 현대인들은 돈이 있어야 잘 살고 잘 쉴 수 있다고 믿는다. 틀린 말은 아니다. 돈이 있어야 문화생활도 즐기고 여행이나 외식도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허나 내가 드리는 말은 일에만 치이지 말고 충분히 쉬어가면서 일을 하자는 것이다. 그래야 일도 더 잘된다. 휴식이란 자기 발견과 재생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이왕이면 혼자 놀지 말고 가족과 함께 놀자.
사실 가족 간에는 공통된 놀이가 없다. 어릴 때는 그래도 어른들이 좋아하는 놀이와 어른들이 가는대로 함께 다니며 휴식을 즐겼다면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면서부터는 공감하는 놀이도 없지만 함께할 시간이 너무 없다. 특별한 날이어야 함께 외식이라도 하지, 정말 같이 영화를 본다거나 산책을 하는 경우도 없고 어쩌다 함께 텔레비전을 봐도 다 각자다. 함께 같은 공간에 있다 뿐이지 함께라고 할 수 없다. 대면하고 대화하기보다는 문자로 카톡으로 더 많이 대화하는 우리 가족만 봐도 그렇다. 가족은 함께라야 행복하다. 하지만 가족은 스마트폰이나 텔레비전 안에 없다. 진짜 가족은 텔레비전 안이 아니라 그 바깥에 있기 때문이다. 주말만 따져 봐도 104일이나 되는데 가족과 함께 바깥으로 나가라. 등산도 좋고 텃밭 가꾸는 것도 좋다. 아니, 문화생활을 함께 즐겨보는 건 어떨지,
“아빠 쉬어야하니 시끄럽게 굴지 말고 너넨 나가 놀아라~”보다는 “오늘은 아빠랑 영화 보러 갈까?”, “오늘은 뭐하면서 놀아줄까?” 가 새로운 행복시작일 것이다. 그런데 좀 걱정된다, 가족과 노는 것도 엄청난 스트레스라는 사람도 있을 테니, 하지만 우리가 일하는 이유가 가족의 행복 때문 아닌가, 가족과 놀면서 충분히 즐길 수도 있을 것이다. 즐겼다면 그건 엄청난 에너지 충전이 되었다는 말이니 열심히 일한 만큼 우리도 잘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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