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함께하는 제주’···삼광사 덕희봉사단
“내 부모가 드실 음식이라 생각하며 정성”
“봉사를 통해 오히려 힘을 얻고 건강해져”

[제주매일 김동은 기자] 제주지역에 자원봉사자 10만 명 시대가 열렸다. 도민 5.8명 당 1명은 자원봉사자인 셈이다. 이는 자원봉사가 생활 속 문화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제주매일은 ‘자원봉사로 만들어 가는 함께하는 제주’라는 슬로건을 통해 자원봉사 활성화는 물론 나눔 문화 정착에 앞장설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금도 어딘가에서 묵묵히 봉사를 하며 지역사회에 귀감이 되는 자원봉사 단체를 도민·독자 여러분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 삼광사 덕희봉사단(회장 김문자) 회원들이 재가 독거노인을 위한 도시락 만들기에 앞서 설거지를 하고 있다. 고기호 기자
삼광사 신도들이 이른 아침부터 도시락을 준비하는 데 여념이 없다. 주방에서는 분주하게 음식을 만들고, 다른 한 쪽에서는 완성된 음식을 도시락 통에 옮겨 담았다.

도시락 메뉴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현미밥에 한 그릇만으로도 든든한 우거지 국, 매콤 달콤한 양념을 곁들인 제육볶음, 누구나 좋아하는 국민 반찬인 계란말이, 양배추 무침과 김치 등이었다.

지난 22일 오전 제주시 월평동에 위치한 삼광사 덕희봉사단(회장 김문자) 조리실을 찾았다. 마침 이날은 덕희봉사단 회원들이 재가 독거노인을 위한 도시락을 만드는 날이었다.

도시락을 맛있게 드실 어른들의 모습을 잠시나마 떠올리기라도 한 듯 음식을 만드는 회원들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어렸다.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만들기 시작한 26인분의 도시락은 배꼽시계가 울릴 때 쯤인 오전 11시30분쯤 모두 완성됐다.

▲ 삼광사 덕희봉사단(회장 김문자) 회원들이 완성된 도시락 앞에서 환하게 웃어보이고 있다. 고기호 기자
송금순 부회장은 “완성된 도시락을 보고 나면 왠지 뿌듯한 기분이 든다”며 “이제 점심 시간에 맞춰 배달하는 일만 남았다”고 웃어보였다.

이렇게 정성껏 만들어진 도시락은 제주시 아라동을 비롯해 이도2동 등 재가 독거노인이 많이 사는 지역에 배달된다. 음식을 만드는 것부터 배달까지 모두 회원들의 몫이다.

특히 회원들은 도시락을 배달하며 넉넉한 마음도 함께 전달하고 있다. 식사를 마친 어르신들과 담소를 나누는 시간까지 가지면서 이제는 어르신들이 도시락 오는 날을 손꼽아 기다릴 정도가 됐다.

삼광사를 다니는 신도로 구성된 덕희봉사단은 매주 토요일마다 몸이 불편해 끼니를 챙기기 힘든 재가 독거노인을 위한 도시락 봉사를 하고 있다.

덕희봉사단은 총 62명 7개 조로 이뤄져 있는데 이 중 6개 조는 여성 회원들이고, 나머지 1개 조는 남성 회원들이다. 여성 회원들이 음식을 조리하면 남성 회원들은 배달을 하고 있다.

회원들은 어르신들이 드시는 음식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도시락 메뉴 구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처음에는 모든 게 막막했지만 지금은 노하우가 생기다 보니 조금은 편해졌단다.

회원들은 한 달에 한 번 도시락 메뉴 회의를 한 뒤 그때그때 계절에 맞는 밑반찬을 만들고 있다. 친딸이나 며느리는 아니더라도 내 부모님이 드실 음식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정성을 다하고 있다.

여기에 회원들은 각종 밑반찬 뿐만 아니라 김치는 물론 장아찌도 주기적으로 만들어 어르신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도시락 봉사 외에도 사회복지시설과 양로원울 찾아 따뜻한 온정을 나누는 등 소외계층을 향한 끊임없는 봉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회원들은 사랑을 나누면 배가 되듯이 봉사를 통해 오히려 자신이 힘을 얻고 정신이 건강해지는 것을 느낀다고 했다.

송 부회장은 “사랑은 받을 때 보다 나눌 때 그 의미가 더 커진다고 생각한다”며 “나눔을 함께할 수 있는 일을 적극 찾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마당에 있는 수백 개의 항아리가 눈에 들어왔다. 한 회원은 “항아리 안에 있는 된장과 간장, 고추장이 완성되면 어려운 이웃에 나눠줄 것”이라고 귀띔했다.

▲ 송금순 삼광사 덕희봉사단 부회장
▲ 송금순 삼광사 덕희봉사단 부회장

다양한 봉사를 통해 소외된 이웃에게 베푸는 방법을 자녀 스스로 경험하게 해 가족 구성원 모두 봉사 경험을 공유하는 뜻 깊은 시간을 많이 가지고 싶습니다.

특히 지난해 12월 27일이 삼광사 덕희봉사단 창단 10주년이었는데 이를 계기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봉사 활동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덕희봉사단 회원들은 봉사 활동을 통해 오히려 스스로가 치유된다고 말합니다. 한 달에 회비 1만원을 내고 깨우침은 물론 보람을 얻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좋은 점이 아름아름 입소문을 타고 전해지다 보니 회원들도 점차 늘어나고, 봉사 활동도 계속 이어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회원들과 함께 소외된 이웃에게 사랑의 손길을 더하고,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봉사 활동에 더욱 앞장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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