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함께하는 제주’···해바라기숲봉사회
“‘맛있게 잘 먹었다’ 말 들을 때 보람 느껴”
“조미료 거의 넣지 않은 ‘착한 음식’ 대접”

▲ 해바라기숲봉사회(회장 홍영선) 회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허성찬 기자
[제주매일 김동은 기자] “해바라기처럼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한 결 같이 바라보며 도움을 필요로 할 때는 가장 먼저 손을 내밀 수 있는 자원봉사 단체가 되고 싶습니다.”

지난 3일 오전 9시에 찾은 제주시 노인복지회관 지하 경로식당. 해바라기숲봉사회(회장 홍영선) 회원들이 생활보호대상자와 독거노인에게 따뜻한 점심을 무료로 대접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점심 시간만 가까워지면 경로식당에는 어르신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여러 자원봉사 단체들이 돌아가면서 무료 급식 봉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은 해바라기숲봉사회가 어르신들에게 점심 식사를 대접하는 날이었다. 주 메뉴는 어르신들의 취향과 입맛을 반영한 북어국으로, 진하고 시원한 국물 맛을 내기 위해 몇 시간을 끓이는 공을 들이고 있었다.

여기에 무와 갖은 양념을 넣어 보글보글 끓인 고등어 조림은 살이 꽉 차 있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회원들은 신선한 재료를 구입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시장 이곳저곳을 바쁘게 돌아다녔다고 했다.

10시가 조금 넘자 어르신들의 발길이 하나 둘 이어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식당이 가득 메워졌다. 100여 명의 어르신들은 각자의 수저와 젓가락을 챙긴 뒤 식탁에 앉았다.

회원들은 바쁜 와중에도 식당을 찾은 어르신들에게 인사를 빼놓지 않았고, 직접 음식을 배식 받아 자리에 갖다주는 등 정성을 다했다.

▲ 해바라기숲봉사회(회장 홍영선) 회원들이 생활보호대상자와 독거노인에게 대접할 점심 식사를 준비하고 있다. 허성찬 기자
홍영선 회장은 “식당에 오시는 분들 중에는 하루에 한 끼밖에 못 드시는 어르신도 있다”며 “다른 분들에 비해 식사량이 많다 보니 두 번 드시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총 20명의 회원들로 구성된 해바라기숲봉사회는 2008년부터 무료 급식 봉사를 해오고 있다. 창단 회원들이 지금까지 계속 활동하고 있다 보니 서로의 고민도 털어놓는 등 돈독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단다.

생활보호대상자와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무료 급식 봉사를 하고 있지만 가끔은 형편이 어렵지 않은 노인들이 오는 경우도 더러 있다.

그럴 때는 일부 어르신들이 한 마디씩 경고성 발언을 하기도 한단다. 정말로 생활이 어려운 노인들이 조금이라도 더 식사를 할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에서다.

회원들은 목요일마다 식당을 찾았던 어르신들이 갑자기 보이지 않으면 어디 아프신 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가족도 없이 홀로 지내다가 돌아가시는 분들도 종종 있다고 했다.

때문에 회원들은 어르신들의 건강을 생각해 인공 조미료를 거의 넣지 않은 ‘착한 음식’을 만들고 있다. 대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 담백하면서도 깔끔한 음식을 대접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봉사 활동을 계속해오다 보니 이제는 식당을 찾는 어르신들이 모두 친부모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회원들은 입을 모았다.

한 회원은 “식사를 마친 어르신께서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고 말씀하실 때 마다 뿌듯하고 큰 보람을 느낀다”며 어르신들을 향해 따뜻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홍 회장은 “식사를 하기 위해 일부러 멀리서 식당을 찾는 어르신들도 많다”며 “어르신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해서 앞으로도 우리가 차린 음식을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해바라기숲봉사회 회원들은 어려웃 이웃을 바라볼 수 있는 해바라기가 되고 싶다고 했다. 홍영선 회장을 비롯해 회원들의 옷에 그려진 해바라기처럼 이들은 이미 해바라기 그 자체였다.

▲ 홍영선 해바라기숲봉사회 회장
▲ 홍영선 해바라기숲봉사회 회장


해바라기숲봉사회 회원들은 매주 목요일마다 제주시 노인복지회관에서 생활보호대상자와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무료 급식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내 부모님이 드실 음식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간을 할 때도 각별히 신경을 쓰는 등 세세한 것 하나하나에 정성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봉사 활동을 하면 할 수록 따뜻한 손길을 기다리는 어려운 이웃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회원들은 이들을 위해 시간을 쪼개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회원들과 함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들이 체감할 수 있는 봉사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