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순강( 제주산림조합 수석이사 )
▲ 송순강( 제주산림조합 수석이사 )

 

「채근담」에 물고기는 물속에서 유유히 헤엄치면서도 물의 고마움을 잊고 지내며, 창공을 날아오르는 새는 바람을 타고 푸른 하늘을 자유로이 날건만 바람이 있음을 알지 못한다는 구절이 있다.
 물고기는 물 없이 살 수도 없지만 그 물이 오염되지 않은 맑은 물일 때 행복하고, 새는 바람을 타고 날지만 공기가 오염되지 않았을 때 하늘을 나는 행복을 맛본다고 한다. 그래서 물고기의 행복과 새의 행복은 깨끗한 물과 맑은 공기일 때 비로소 얻어지게 된다. 이 행복은 지상의 모든 생명체에게 주어진 공통된 신의 섭리요 자연의 질서이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 하면서도 자연의 고마움을 망각한 체 끊임없이 자연을 파괴하고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으니 하찮은 미물인 새와 물고기가 자연의 고마움을 어찌 알겠는가싶다.
 깨끗한 자연환경은 인류의 미래를 보장해주는 절대적인 필요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산업사회를 추구하면서 환경파괴를 일삼아 왔다.
 물론 문명의 발전이란 플러스적인 측면도 있기는 하지만, 그 보다도 자연의 질서를 거역한 부작용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와 비행기 선박 등 인간이 만들어 낸 이기로 인한 산업화의 행복은 자연 파괴로 부터의 불행인 셈이다.
 자동차가 내뿜은 배기가스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이 되었고 그 여파로 제주산하의 소나무도 서식환경이 맞지 않아 시름시름 앓고 있다. 이는 분명 행복이라기보다는 산업화가 빚은 불행이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 현실만이 아니다. 오늘의 지구촌은 오염과 공해와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구촌 인류의 진통과 고뇌는 바로 여기에 있다. 어떻게 하면 산업화의 행복을 누리되 또한 그 속에서 어떻게 하면 자연의 행복을 만끽할 수 있는가에 있다. 그 추구가 오늘이 지상의 과제이다.
 21세기의 행복은 어느 나라가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를 많이 보유하고 있느냐, 또는 어느 니라가 더 많이 생산해 낼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맑은 물 맑은 공기가 국가 생존의 저력이기 때문이다. 이 생명의 근원인 맑고 깨끗한 공기는 바로 푸른 숲만이 가져다주는 것이다.
 숲이 있는 곳엔 맑은 물이 샘솟고 생기로 치닫는 생존의 산소가 생동한다. 바로 거기가 생명이 살 수 있는 극락의 땅이다. 생명의 뿌리인 생명수와 산소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나무는 속이거나 헐고 찢고 시샘하고 미워하고 오염을 시키지 않는다. 오직 주워진 땅에서 삶의 근본법칙을 사실대로 말해줄 뿐이다.
 우리는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황폐화 되어가는 자연을 살려야 한다.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들이 하나 둘 베어나갈 때 소나무도 울고 도민들도 함께 울었다.
 소나무가 자랐던 그 자리에 하루속히 대체할 수 있는 나무를 심어 우리 산하를 푸르게 가꾸어야 되리라 본다. 사람도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라는 말이 있다. 자연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많은 혜택을 져 버리지 말아야 한다.
 건강한 숲이 더 이상 훼손되지 않고 우리와 좀 더 가까이 할 수 있도록 아름다운 숲을 사랑하며 길이길이 가꾸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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