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5일 첫선을 보이는 SBS의 새 수목극 '닥터 이방인'은 '메디컬 첩보 멜로물'을 자처한다.

분단의 희생양으로 남에서 태어나 북에서 자란 천재 흉부외과 의사 박훈(이종석 분)의 운명적인 사랑 이야기와 남한 엘리트 의사 한재준(박해진)과의 대결이 큰 축이다.

북에서 외롭게 자란 박훈에게 유일한 친구이자 첫사랑인 송재희(진세연). 송재희의 가족이 숙청당하면서 둘은 헤어지고 지도층 건강을 관리하는 연구소에서 정치범 수용소 생체실험의 희생양이 된 채 실려온 송재희와 재회한다. 둘은 함께 북한을 탈출하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다시 이별한다.

이후 박훈은 남한의 한 대학병원에서 송재희와 똑같이 생긴 한승희(진세연)를 만나지만, 그녀의 정체를 알 수 없다.

연출을 맡은 진혁 PD는 29일 목동 SBS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3년 전부터 박진우 작가와 목숨을 걸 만한 순수하고 절대적인 사랑 이야기를 해보자고 시작했고, 멜로와 메디컬, 첩보가 섞인 복합적인 드라마가 됐다"고 소개했다.

진 PD는 "그 절대적인 사랑은 한 사람을 향한 사랑이 아니라 여러 사람을 감화시키는 사랑"이라며 "정치적인 음모로 이 사회를 떠나있다 돌아온 이방인의 눈으로 병원으로 축약된 우리 사회를 돌아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박훈 역을 맡은 이종석은 진 PD의 '검사 프린세스'로 데뷔한 인연이 있다.

진 PD는 "당시 거칠지만 끼가 넘치는 강렬한 인상을 받았는데 5년 만에 훌쩍 자라 주인공이 돼 있었다"며 인연을 소개했고, 이종석은 "데뷔시켜 준 감독에 대한 믿음으로 이번 작품을 택했다"고 답했다.

이종석은 "내 나이에 할 수 있는 의사 역은 인턴이나 레지던트일텐데 집도를 하는 의사 역할이 욕심났었다"며 "지금까지 소년 같은 느낌이었다면 이제는 남자 느낌이었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밝혔다.

그는 "사건에 따라 캐릭터가 달라져 변화를 주는 게 힘들었다"며 "헤어스타일도 바꿔보고 연기적으로도 달라 보이려고 노력했지만, 부족한 건 감독님이 연출로 메워주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박훈이 북에서 만난 첫사랑이자 남한 병원의 정체를 알 수 없는 마취과 의사 한승희로 1인 2역에 도전하는 진세연은 "1인 2역이 자주 있는 것도 아니고 나에게 큰 기회가 될 거라 생각했다"며 "밝은 송재희와 달리 한승희는 차갑고 시크한 캐릭터인데 그런 모습도 보여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엘리트 의사 한재준 역을 맡은 박해진은 "지금까지 따뜻하고 지고지순한 역할을 많이 해왔는데 이번엔 많이 다른 모습이어서 어떻게 비칠지 감이 안 온다"며 "아직은 어색함을 느끼고 있지만 한재준이라는 캐릭터에 익숙해지고 있다"고 했다.

강소라는 병원 이사장의 서녀로 한재준의 계산적인 사랑을 거부하지 않는 흉부외과 의사 오수현 역을 맡았다.

그는 "다양한 인물을 접하며 깨닫고 성장하는 인물이라 시청자들도 공감하실 것 같다"며 "인물의 관계가 흥미롭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드라마 주제가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씨스타의 보라가 박훈이 마음을 터놓는 북한 출신 여성 이창이 역을 맡았고, 박해진과 친분이 있던 중국 모델 장량이 박해진의 하버드대 동창으로 특별출연한다.

5일부터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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