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분(자연농 농부)
▲ 강성분(자연농 농부)
얼마 전 가족행사가 있어 서울에 다녀왔다. 갑자기 이메일을 보내야할 일이 생겼고 스마트 폰이 아직 어설픈 아날로그족인 나는 피시방을 찾아 들어갔다. 이메일 작성을 마칠 즈음 옆에서 떠드는 젊은이들의 얘기가 귀에 들어왔다.
그것은 여자들의 미모와 성격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한 젊은이의 주장인즉, “여자들은 거울을 많이 보잖아. 예쁜 여자들은 거울보면서 매일 기분이 좋은 거야. 아우 예뻐. 나 왜 이렇게 이뻐. 맨날 이러면서 기분좋으니까 성격좋고 착해지구, 못생긴 애들은 거울보면 맨날 화만 날 거 아니야. 살기싫구 어? 그러니까 성격 나빠지구.”라며 낄낄거렸다.
그러자 또 한 젊은이가 “야 그거 진짜 그런 거 같다.”라고 동조하며 모두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오지랖이 태평양보다 넓은 나는 젊은이들이 웃자고 하는 얘기에 죽자고 끼어들었다. “정말 그럴듯한 얘기네요. 근데 남자들이 예쁜 여자한테만 친절하고 잘해주니까 예쁜 여자만 착해지지. 못생긴 여자한테도 친절하고 잘 해줘봐요. 그럼 그 여자들도 착해질텐데.” 젊은이들은 또다시 순진무구하게 낄낄낄 웃어대며 못생긴 여자한테 잘해주라고 서로를 타박했다.     
그들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예쁜 것만 밝히는 남자들을 한심하게 여기거나 못생긴 여자들이 자신의 미모를 한탄하기엔 아직 이르다.
그들의 대화에 중요한 핵심은 결국 미모가 아니라 미모에 의한 성격이었다. 성격이 더 중요한 것을 그들도 은연 중에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성격이나 미모가 가리키는 한 지점에 바로 매력이 있다.
매력은 미모나 성격뿐아니라 그 사람이 풍기는 이미지, 살아온 과거, 심지어 냄새로도 뿜어 나온다.
그리고 그 매력이 정점을 찍는 꼭대기에는 자존감이 있다. 자존감은 그 어떤 신체적, 환경적 결점도 깨부수는 마력을 갖고 있다. 나는 40년 넘게 이 지구에서 인간으로 여자로 살면서 자존감이 승리하는 수많은 예를 보았다.
 실례로 미국있을 때 내 후배하나는 무쌍거풀에 참으로 쟁반같이 큰 얼굴을 가졌으나 일자허리임에도 셔츠를 청바지에 넣어 입는 자신감에 충만해 있었다.
그녀는 훗날 자신을 졸졸 따라 다니던 너무 잘생긴 스페인계 멕시코 재벌아들과 결혼했다.
겉으로는 아무리봐도, 게다가 처음봐서는 도저히 찾기 힘든 매력을 가진 또 다른 내 친구는 너무 괜찮은 남자와 독특한 연애를 하다 현재 결혼해 잘 살고 있다. 사실 둘러보면 이러한 예는 무수히 많다.
그런데 그들 대부분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모두 미모나 환경, 실력 등의 열등감 따위는 일치감치 극복했거나 아예 없었다. 그 무엇도 없을 때는 그저 받아들이는 대신 시기하지않고 무던하게 사람들을 이해하고 사랑했다. 신이 아니고서야 그럴수 있을까? 신은 다 가졌기에 절대 그럴 수 없다. 우린 인간이기에 몇 가지 단점쯤은 가져도 괜찮다.
자신감을 회복하고 나아가 자존감을 장착한다면 몇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멋진 여자가 될 수 있다. 이것은 나를 포함한 못생긴 여자들을 위한 위로가 아니다.멋이 미모를 이기는 것을 경험한 목격담이다. 그러니 여자들이여! 더 이상 예쁜 얼굴에 넋나간 눈빛이나 아래 위로 몸매를 훑는 기름진 남자들의 시선에 얽매이지 말자.
시기심이 아닌 선함으로, 자만이 아닌 자신감으로, 자존심이 아닌 자존감으로 그들의 진지하고도 호감어린 눈길과 마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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