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화의 주역을 찾아서 12] 한국서각협회 제주도지회

[제주매일 박수진 기자] 2003년 창립한 한국서각협회 제주도지회(회장 김병연, 이하 지회)는 올해로 만 10년이 됐다. 130여 명의 회원들은 도내 곳곳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김병연 회장(사진)과 회원들을 8일 지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지회는 매해마다 정기전을 열고 있으며, 올 한 해 동안 ▲10주년 행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제주도민과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체험학습도 실시할 예정이다.

회원들은 가장 의미 있었던 행사로 '국제각자전'을 꼽았다. 미국, 중국, 싱가포르 등 전 세계 서각인 들이 참여하고 있는 '국제각자전'은 중국과 일본, 대한민국에서 번갈아 열리고 있다.

특히 '국제각자전'은 지난해 10월 제주에서 개최돼 눈길을 끌었다.

김병연 회장은 "대한민국의 많은 지역 중에서 제주가 선정된 것은 엄청난 일"이라며 "나 혼자서는 절대 제주로 유치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회원들이 열심히 도와줬기 때문에 열릴 수 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회는 올해가 창립한 지 만 10주년이 되는 만큼, 의미 있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10주년 행사는 오는 10월쯤 탐라문화제와 병행해 열릴 예정이다. '100인 초대전'이 그것이다.

회원들이 말하는 '서각'의 매력은 무엇일까.

"우선, 서각에 대해 정의할게요. 서각은 말 그대로 나무에 글을 파는 것을 뜻하죠. 글자(서예)를 잘 써서 준다고 해도, 칼끝을 잘못하면 나쁜 작품이 됩니다. 그러나 글자를 아무리 못써도 칼끝이 섬세하게 나오면 훌륭한 작품이 되죠. 때문에 우리 손에서 '좋은 작품'이 탄생한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지요. 또한 서각은 서예도 할 수 있어야 하고, 그림도 해야 하고, 색칠도 해야 합니다."

서각은 타 예술분야 보다 손이 많이 간다. 때문에 지회의 자체 '서각대전'은 힘들다는 게 회원들의 설명이다.

해마다 젊은 작가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회원들 역시 '공감'한다며 말을 이어갔다.

"예술개통이 전체적으로 그렇다. 날이 갈수록 경기(景氣)가 안 좋아지기 때문에 더 그렇지요. 하지만 다른 예술장르에 비해서 젊은 작가들이 많습니다. 30대 회원들도 더러 있고요. 선배들이 '길'을 잘 닦아 놓는다면, 젊은 작가들은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위해 지회는 도내 곳곳에서 체험학습을 펼치고 있다. 이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방과 후 수업을, 읍면동 주민센터에서 수업도 진행하고 있다.

김 회장은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고 했다.

김 회장은 "행정에서 지원을 해주지만, 항상 자부담 50%가 들어간다"며 "이는 예술을 하는 사람들에게 엄청나게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서각인 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행정에서 많이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며 "많은 사람의 관심도 중요하다. 그래야 창작활동을 할 수 있다"면서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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