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매일 박수진 기자]제주시 일도1동에 위치한 옛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 제주지원(이하 수검원)이 결국 철거된다.

제주시 일도1동(동장 이성희)은 지난 18일 일도1동 주민센터에서 '일도1동 복지회관 신축사업 주민설명회'를 개최한 결과, 주민 대부분이 철거에 찬성함에 따라 조만간 공사를 재개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날 설명회는 일부 주민들로부터 수검원을 철거하지 말아달라는 민원이 제기됨에 따라 마련됐다. 일도1동은 이에 따라 지난달 20일부터 철거에 들어갔으나, 지난 4일부로 잠시 중단했다.

이날 설명회에서 이성희 동장은 일도1동이 철거 후 추진할 '신축안'과, 김태일 제주대 교수가 제시한 리모델링 하는 내용을 담은 '절충안'에 대해 설명했다.

그의 설명이 끝나자 주민들 간의 대화가 이어졌지만, 주민 대부분은 수검원 철거에 찬성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양승석 주민자치위원장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양승석 일도1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이 건물이 우리나라 최초 수검원도 아니고, 1977년에 준공된 옛 공공시설이라는 게 전부"라며 "몇 사람이 반대했다고, 주민들의 숙원사업을 포기한다는 것은 있을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지역주민 A씨는 "이 건물이 문화재로 지정된 것도 아니고, 문화재 보호 구역도 아니"라며 "때문에 건물을 보존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주민들 간의 대화가 끝나자 수검원 철거를 두고 찬반 투표가 진행됐다. 반대 측 2명을 제외, 설명회에 참여한 37명 주민 모두가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도1동은 이 결과를 제주시에 보고할 예정이다. 이어 제주시에서 지시가 내려오면, 곧바로 공사를 재개할 방침이다.

한편 철거를 반대하는 고영림 제주국제문화교류협회 회장은 이날 주민설명회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주민설명회에 ‘전문가’가 단 한명도 참석하지 않았다는게 이유다.

그는 "복지회관을 만들지 말라는 게 아니라, 외관을 살리되 옛날을 추억할 수 있게 리모델링 하자는 얘기"라며 "전문가가 오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되는 주민설명회는 정상적이라고 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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