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일교수 최근 10년 토지소유 현황 분석 공개
산북·서쪽에 매입 몰려…근대역사 경관 훼손 우려

▲ 중국인이 제주에 소유한 토지 분포 현황을 나타낸 지도. 제주대 김태일 교수는 토지 및 건축물 현황을 분석할 수 있는 GIS 기반의 랜드맵 프로그램을 사용해 이같이 분석했으며, 김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인 소유 제주 토지는 한라산 북쪽과 서쪽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2014.9.12 < 제주대 김태일 교수 제공·지방기사 참고
중국인들이 소유한 제주지역 토지가 산남보다는 산북지역, 동쪽보다는 서쪽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해안지역의 토지는 대부분 잠식하고 있으며, 중산간 지역에서는 대규모 토지를 주로 매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고정식)가 지난 12일 개최한 ‘지속가능한 제주사회를 위한 공유재산 관리체계 구축방안’ 정책토론회에서 주제발표한 김태일 제주대 건축학부 교수가 최근 10년간 중국인 토지소유 현황 465건의 필지자료를 분석해 공개한 내용이다.

김 교수는 “2008년 이전까지는 매입실적이 미비하고 위치도 해안지역에 편중되는 경향이 있었으나 2010년에는 전 지역으로 확대됐다”며 “제주시 신시가지와 서귀포시 중문지역, 구시가지 지역, 중산간에 집중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토지매입 배경에 대해 김 교수는 “제주시 신시가지는 원도심에 비해 공항에 인접해 접근성이 좋고 호텔과 각종 편의점 등 사회 인프라가 구축됐다는 물리적 장점이 있다”며 “바오젠거리 조성 등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점도 한 요인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일부 지역 토지 매입에 대해 김 교수는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군사유적이 많은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산 일대를 예로 들며 “송악산 일대의 거의 대부분 지역의 토지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새로운 형태의 리조트가 들어서면 근대역사경관이 크게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고 문제제기했다.

중산간 일대에 대해서는 “중산간 지역은 개발관련 민원이 적고 경관이 우수하고 지가가 낮은 여러 이점 때문에 투자적 가치가 높아 향후 토지매입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며 “특히 최근 골프장 경영난으로 인해 매각골프장이 늘어날 경우 이런 현상은 더욱 증가하지 않을까”고 피력했다.

김 교수는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전략으로 “중산간지역과 이외의 지역 등을 구분해 투자관리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민간토지의 경우에도 현재의 매각 방식이 아닌 20년 장기임대방식을 통해 행정과 개발사업자 지역주민이 협력적 관계로 상생하도록 해 환경과 경관보존, 개발이익을 공유하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제주매일 고재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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