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발전연구원 연구위원 고승한
요즈음 제주지역에서 마을만들기에 대한 사회정책적 관심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 제주시는 ‘매력 있고 행복한 마을’ 육성을 위해 26개 전 읍·면·동을 대상으로 마을만들기 사업 순회 설명회를 10월 말까지 추진한다. 제주시는 사업추진을 희망하는 마을에는 전문가 및 전문기관의 컨설팅 지원을 병행할 계획이다.

서귀포시는 ‘매력있는 마을만들기 포럼’을 창립하여 마을전문가, 마을, 학계 등을 중심으로 마을스토리텔링, 마을정체성 그리고 마을소득 창출 등에 대한 사업들을 본격 논의해 나갈 예정이다. 포럼은 스토리텔링분과, 지역 정체성분과, 6차 산업분과 등 3개 분과로 나눠 운영된다고 한다.

사실상 마을만들기는 마을개발 혹은 마을발전의 새로운 모델이거나 사업은 아니다. 일찍이 1970년대 국가동원체제 하에서 전개된 ‘새마을 운동’이 우리나라의 대표적 마을만들기 사업이었다. 이후에도 마을만들기 사업은 관주도의 하향식 접근과 지원중심의 틀에서 큰 변화 없이 다양한 형태로 지속되어 왔다. 지금도 마을만들기 사업 추진과정에서 행정의 지원과 협조는 성공적 마을발전을 위한 중요한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마을만들기는 시대적 변화와 무관하지 않게 그 접근 방법과 유형, 그리고 평가체제도 다양한 형태로 존재해 왔다. 최근 정부 혹은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마을만들기 사업은 상대적으로 낙후된 농어촌 읍·면지역에서 마을특성을 고려하여 마을주민의 적극적 참여와 경쟁력 있는 사업아이템 발굴을 통해서 마을주민의 소득증대와 마을발전을 이루고자 하는데 두고 있다.

그런 마을만들기 사업들은 특성화마을, 자립마을, 농촌체험휴양마을, 건강장수마을, 마을기업 육성, 커뮤니티 비즈니스 육성, 농어촌공동체회사 설립 등의 다양한 형태로 존재해 왔고, 아울러 예산지원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의해 이루어져 왔다.  

그 동안 마을만들기 사업은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개선할 점도 많이 드러났다. 예컨대, 마을만들기 사업은 마을주민 스스로 사업발굴과 참여를 적극 유도하여 마을소득과 발전에 기여하는 측면이 있었다. 반면에 행정에 대한 지원 의존성 상존, 사업발굴의 한계, 사업 지속성의 불투명, 단기사업에 치중, 사업 시너지 효과의 미흡 등의 문제들도 불거져 나왔다.

마을만들기 사업이 가지는 문제점들을 가능한 최소화시켜 나가고 보다 성공적 성과를 달성하려면 마을주민과 마을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자본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사회적 자본’은 마을 공동체 내에서 소통과 협력, 신뢰와 존중, 배려와 나눔, 연대와 결속, 그리고 공동체의 규범과 네트워크(관계망)를 형성하여 마을주민과 지역사회의 현안문제 해결과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 유무형의 자산을 일컫는다.

그렇기 때문에 마을만들기 사업의 추진에 행정기관의 재정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사항은 바로 마을 자체다. 즉 마을주민 상호간 신뢰와 협력 관계를 어떻게 유지하고, 동시에 지역공동체 발전을 위한 공적 연대와 직·간접의 네트워크를 얼마나 잘 형성하느냐에 관한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마을주민들은 마을만들기 사업 추진과정에서 우리 마을에는 어떤 사회적 자본 유형들이 존재하고 있고, 그 사회적 자본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그런 사회적 자본을 어떻게 활용하고 집적화 시키느냐 등에 대한 고민을 먼저 할 필요가 있다.

이제 민선 6기 도정이 열정과 정책적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는 다양한 마을만들기 사업이 상대적으로 의미있는 성공적 성과를 도출해 나가기 위해서는 마을주민 상호 간 그리고 지역사회 공동체 내부에서 사회적 자본의 확충에 대한 논의와 실천 계획들이 보다 구체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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