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폴리텍대학 제주캠퍼스 교수 홍성찬
녹색섬 제주를 만들기 위해 제주도가 2030년을 목표로 여러 가지 사업을 계획하고 실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전기’ 관련이다. 우선 기존의 화석연료를 이용한 발전에서 풍력발전이나 태양광발전으로 도내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100% 대체하는 사업이다. 또한 카본프리 아일랜드 일환으로 도내 전기자동차 37만대 보급 사업도 추진된다.

전기자동차는 기존의 화석연료 사용 엔진에 비해 매연이 전혀 없고, 소음 또한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엔진이 없기 때문에 폐엔진오일과 폐부동액의 발생이 전혀 없어 청정 제주와 잘 어울린다.
제주의 맑은 미래 환경 건설을 위해서는 이러한 사업들이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이나 환경단체, 지역주민들의 협력이 절실하다. 우선 가능하다면 도내 렌트카를 전기자동차로 교체해 접근성을 부여하고, 안정성과 효율성을 체험하는 방법도 시도해 볼만하다.

전기자동차 보급을 위한 과제들도 적지 않다. 첫 번째로, 동급의 엔진자동차에 비해 2배 이상 비싼 전기자동차 가격이다. 아무리 좋은 상품도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면 큰 호응을 얻지 못한다. 현재는 정부나 지자체에서 일부 보조금을 지원하면서 전기자동차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계속 지원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둘째, 충전인프라 구축이다. 기존의 연료는 주유소나 충전소에서 연료를 공급하지만 전기자동차는 가정이나 전기차충전기가 있는 곳에서만 충전이 가능하다. 충전 시간 또한 길어서 불편하다. 짧게는 20여분에서 길게는 10시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충전기의 보급이 절실하다.

셋째, 승용 전기자동차는 개발 보급되고 있지만 향후 화물·버스 등은 어떻게 확산시킬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특히 화물차의 경우 도내 뿐만 아니라 육지로 나갈 수도 있는데 타 지역에서 충전 인프라도 고려해야 할 문제다.

최근 세계 여러 도시에서 시도되고 있는 차세대 교통수단은 전기버스다. 전기버스는 사실상 매연이 ‘제로’여서 도시 공기정화는 물론 온실가스 저감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전기버스는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진동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버스는 일정한 노선을 달리기 때문에 중간 중간 충전이 가능, 장거리 주행을 위해 아주 큰 배터리를 장착할 필요가 없는 점은 통상의 전기 자동차에 비해 유리한 점이다. 현재 구미나 포항지역에서 시범사업으로 전기버스를 운행하고 있는데, 배터리를 교체하거나 무선충전시스템을 이용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넷째, 인력양성 과제다. 전기자동차가 엔진자동차에 비해 구조가 복잡하거나 관리를 하는데 어려운 점은 없지만 380V의 고전압을 다뤄야하기에  누구나 정비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도 차원에서 전기자동차 정비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가장 고무적이나, 인력 양성 기관을 지원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현재, 자동차 제작사에서 전기차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한정돼 있다. 한국폴리텍대학 제주캠퍼스는 기존의 자동차정비업체 재직자 중 교육을 희망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전기자동차 정비 관련, 기본적인 기술 교육을 실시해 인적자원 인프라 구축에 토대를 마련한 바 있으며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올해 초 ICC제주에서 제1회 국제전기자동차 엑스포가 개최, 도내·외 인사들로부터 전기자동차 보급에 기여한 성공적인 대회라고 호평을 받았다. 이에 지속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라고 한다. 도는 앞으로도 세계적인 관광지 제주가 ‘탄소 없는 섬’으로 거듭나기 위해 종합적인 세부계획을 수립하고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을 꾸려 체계적으로 운영해야할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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