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X대한지적공사 제주특별자치도본부장 안전규
흔히 제주도하면 삼다(돌·바람·여자), 삼무(거지·대문·도둑)로 널리 알려져 왔다. 지금은 여자보다 남자가 많고, 삼무는 퇴색된 지 오래다.

2011년 세계7대자연경관 지정과 유네스코 3관왕 타이틀 덕에 제주가 더욱 알려지며 지난해 관광객 1000만명을 기록하는 등 명실상부한 국제 관광지로 위상을 더하고 있다. 필자는 올해 제주 생활 3년차로 제주의 변화를 느끼고 있다. 연동에 있는 바오젠(寶健路)거리와 그 주변을 가보면 실감이 된다.

국가간 문화의 차이로 사소한 시비도 오가고 심심치 않게 사건사고도 있다. 중국인들은 무엇보다 방송과 신문에서 오르내리는 차이나머니의 급증으로 제주도의 토지와 주택, 숙박시설 등을 매입하고 개발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한다.

중국인 소유 토지면적이 5년새 300배 폭증했다고 한다. 이를 우려하는 것은 도민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이 같은 생각임엔 틀림이 없다. 중국자본에 의해 빠른 잠식과 제주도의 중국화에 대해 걱정이 앞선다. 천혜의 관광지를 보존하고 후대에 부끄럽지 않게 물려 주려면 제주의 모습과 색깔을 잘 입혀야 하지 않을까.

관광객의 상당수가 제주의 크기에 대해서 궁금해 하고 물어보면 섬(島)의 개념으로는 크지만, 실제는 그리 크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1000만 인구가 사는 서울면적의 3배, 인구는 1개구에 해당하는 60만명이라 설명하면 쉽게 이해하고 놀라움을 표시한다. 그야말로 제주도민은 여유롭고 좋은 환경 속에 사는 것이다.

하지만 제주도 도시 기능의 큰 문제는 주차난이 아닐까 싶다. 어디를 가나 대도시 못지않게 주·정차 문제로 주민 간에 다툼을 종종 볼 수 있다. 인구대비 차량보유 대수가 전국 1위다. 과연 도민들에 삶의 질의 기준은 무엇인가 반문하고 싶다.

특별자치도의 규모를 갖추기 위해서는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앞으로도 제한적인 개발과 인구유입은 계속될 것이고 이에 맞는 다양한 인프라가 확충될 것이다. 많은 인프라 가운데 도시계획에 기초가 되는 국토인프라가 빠르게 시작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를테면 정부는 국책사업의 일환으로 제주도를 대상으로 지적재조사사업(바른땅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실제경계와 지적도상의 경계가 맞지 않는 지역을 정비하는 사업이다. ‘불부합지’라 일컫는데 전국에 약 15%, 제주도는 이보다 훨씬 많은 약 25%의 토지가 해당된다. 이는 토지 소유자간 분쟁의 소지가 많을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2012년부터 도내 11개 지구를 완료 또는 진행 중에 있다. 완료된 지역은 소유자의 원활한 재산권 행사와 토지이용가치의 효율로 가시적 효과를 얻고 있다.

2030년까지 예정된 장기 국책사업으로 도민들과 행정당국의 노력으로 바른땅 사업이 전국에서 가장 빨리 마무리돼 모범적인 국토인프라를 만들었으면 한다. 이를 기반으로 공간정보(지상·지하·수중·수상에 있는 모든 공간에 있는 속성정보)를 융·복합해 IT시대에 걸맞은 유비쿼터스시티(U-City) 기초자료로 활용이 가능할 것이다.

제대로 된 정보와 국토인프라가 갖추어져 작동하면 외국인 보유 토지 현황 파악 등 제주도 전역의 난개발을 막는데도 유용할 것이다. 제주도를 특별자치도 위상에 맞게 21C형 첨단도시를 만들려면 U-City를 기초로 Simcity(사이버상의 가상의 도시설계)를 응용해보면 환상의 섬 제주도가 그려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가상의 공간을 현실로 만드는 세상이다.

제주에선 천혜의 환경으로 차지하는 타이틀이 중요한 게 아니라 환경을 보존하고 가치를 존중하는 사고가 중요하다고 본다. 아름다운 섬, 세계의 섬 제주도가 국토인프라를 비롯한 다양한 시스템 정보를 활용해 국제경쟁력 있는 꿈의 도시로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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