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선거냐를 막론하고 그것의 중요성에 차이가 있을 수 없다. 그것은 일반적으로 민주주의의 지도자 선택의 원리를 의미한다.

이번 선거도 예외가 아니다. 지방 행정을 담당할 사람을 뽑는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와의 선거와 다름이 없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는 정돈적 의미가 있다. 선거법 위반에 의한 재선거라는 점에서 도덕성을 회복하여 모든 것을 정상으로 되돌려 놓아야 하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도 이번 선거는 새 판을 짜는 과정이어야 한다. 그저 여느 때의 선거처럼, 단순하게 지방행정을 담당할 사람을 뽑는 선거로 그치고 말면, 재선거의 의미를 구현할 수 없다.

선거법 위반으로 우근민씨가 지사직에서 물러났지만, 그것은 법적인 책임일 뿐, 도덕적 책임의 일단은 아직도 여기에 남아 있다. 당사자의 도덕적 책임이야 본인이 알아서 할 일이지만, 도민들은 도덕성의 회복에서 재선거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

도덕성의 회복은 선거과정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우선 출마 당사자들은 선거가 공정한 게임이 되도록 선거법을 준수해야 한다. 그리고 도민들은 그 여부를 예의 주시해야 한다.

그러나 도덕성의 회복은 거기에만 있지 않다. 인적 청산이 이뤄져야 한다. 지난 도정에 줄을 대고 이익을 본 사람이 있다면, 마땅히 토해내야 한다. 그리고 물러나야 한다. 이번 선거가 그 과정이어야 한다.

물론 인적 물갈이는 선거가 끝나면 당선자에 의해 자연히 이뤄질 것으로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을 유심히 살펴보면, 과연 그것이 가능할지 의심이 드는 부분이 많이 있다. 앞으로 지켜 볼 대목이다.

구겨진 도민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길은 새 판을 짜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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