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면적 2009년 이후 300배 가까이 치솟아
휴양관광시설에 집중 싸게 사서 비싸게 되팔아

▲ (제주=연합뉴스) 중국인이 제주에 소유한 토지 분포 현황을 나타낸 지도. 제주대 김태일 교수는 토지 및 건축물 현황을 분석할 수 있는 GIS 기반의 랜드맵 프로그램을 사용해 이같이 분석했으며, 김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인 소유 제주 토지는 한라산 북쪽과 서쪽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2014.9.12 << 제주대 김태일 교수 제공
최근 5년간 제주지역 내 중국인 소유 토지 면적이 수백배 가까이 늘어난 가운데 중국 자본이 투자한 대규모 개발사업이 제주도내 전역에서 추진되면서 환경파괴와 땅 장사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기준 중국인의 제주지역 토지소유 면적은 592만2327㎡로 지난 2009년 2만㎡에 비해 300배 가까이 증가했다. 여기에 토지가액도 수십배가 늘어났다.

연도별로 중국인 소유 토지면적과 토지가액은  2009년 2만㎡·4억(공시지가 기준), 2010년 9만6000㎡·94억, 2011년 141만6000㎡·597억, 2012년 192만9000㎡·1241억), 2013년 315만㎡·2178억, 2014년 6월말 현재 592만2327㎡·5807억이다.

2006년 이후 제주도 개발사업에 투자키로 한 해외자본 총 18개 사업, 8조8천억 가운데 중국자본은 제주헬스케어타운 개발사업, 신화역사공원 개발사업, 백통신원 제주리조트 개발사업 등 12개·3조5천억으로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녹지그룹의 드림타워 사업이 더해지면 중국인 개발사업 규모는 5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때문에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관광지 등 제주도내 노른자위 땅에 중국인 소유 토지가 없는 곳이 없고, 중국의 자본은 콘도와 호텔 등 휴양관광시설 건립에 집중돼 환경파괴 논란이 일고 있다. 또 헐값에 사들인 토지를 비싼 가격에 분양하며 땅 장사 논란도 함께 지적되고 있다.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에 추진중인 백통신원 리조트는 해발 260~320m 사이 중산간 지대에 들어서는 대규모 관광위락시설이라는 점에서 초기부터 논란을 불렀다. 중산간은 지하수 함량이 풍부한 원시림인 ‘곶자왈’이 분포해 보존가치가 높지만 수만 그루의 나무가 베어지고 리조트의 하수가 제주 지하수를 오염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람정제주개발이 추진 중인 신화역사공원 복합리조트도 곶자왈 지역이다. 2010년을 기점으로 투자를 급격히 늘린 중국자본들이 중산간 지역을 매입해 대규모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도내 시민단체들이 난개발을 지적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투자이민제가 부동산 개발을 부추기고 이 제도가 정착하는데 일조한 것이 투자진흥진구제도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내외 자본이 투자한 44개 투자진흥지구 가운데 39곳이 휴양·호텔에 집중돼 있다.
중국계 자본인 오삼코리아(주)가 제주도의 절경인 섭지코지 일대에 건설중인 오션스타 휴양콘도미니엄은 땅 장사 논란의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에는 시민단체들이 중국 신해원유한회사가 서귀포시 송악산 일원에 추진중인 뉴오션타운 조성사업과 관련해서도 환경파괴와 경관사유화를 이유로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와 관련 지난 16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의 중국인 토지소유 급증에 따른 대책마련 주문에 “환경과 제주도의 가치를 훼손하는 부동산 투자는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제주대 건축공학과 김태일 교수도 최근 외국인 토지 소유 문제해결을 위해 “개발지역에서의 토지매각 보다는 단기적으로는 30년 혹은 장기적으로는 50년간 토지임대를 통해 개발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마련이 필요하다”고 현행 토지정책의 전환을 강조하기도 했다.[제주매일 김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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