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일 JDC 영업처 차장

"가은아, 올해 자원봉사 점수 다 채운거니?"

아내가 한 학년이 끝나가자 아이들의 일 년치 자원봉사 의무점수를 걱정한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 라고 하지만 지금은 자원봉사 또한 사회적 분위기와 함께 시대의 문화로 자리 잡은 듯하다.

88올림픽을 도약의 계기로 맞은 자원봉사 활동은 개인으로 보다는 단체나 직장을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하니 그 다양성과 효율성이 중요하다 할 것이다. 나 또한 내가 속해있는 직장을 통해 틈틈이 자원봉사 활동을 해왔다. 예전에는 기부중심의 활동이었으나 이제는 그 활동이 점점 다양하고 성숙해지고 있는 듯하다. 단순한 이벤트성 봉사나 선심성 퍼 주기식에서 조직 구성원들이 특별한 재능이나 전문지식을 통해 소외계층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발전에도 꾸준하게 이바지하는 등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도 점점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나눔과 봉사를 통한 자원봉사 활동은 일방적 혹은 자선적 베풂에서 벗어나 인간의 근본 가치를 깨우치고 보람과 긍지를 느끼게 하는 자아실현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얼마 전에 직장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몸이 불편한 분들과 함께 국제마라톤 대회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휠체어를 밀며 5Km를 완주하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휠체어에 앉은 분도 뒤에서 미는 나도 둘 다 행복했었음을 기억한다.

이처럼 봉사는 단순히 내 것을 나누어주는 것만이 아니다. 봉사를 통해 얻게 되는 의의나 보람이 더 클 수도 있다. 이젠 자원봉사가 누굴 위한 특별한 활동이 아니라 우리를 위한 일상이라는 자원봉사문화 의식이 자리 잡혀야 할 때이다. 그리고 행복해야 한다.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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