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CEO의 '유쾌한 리더십'
직원 사기 올리는 최고의 힘
'사람 중심 경영'은 '열린 소통'

지난해 7월 첫 여성시장 탄생
강하지만 부드럽지 못한 리더십
'아'다르고 '어'다른 것 알아야

'남자한테 정말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4년전 크게 히트친 광고문구다. C식품 김 모 회장이 자사의 제품 TV광고에 직접 출연해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와 엉뚱하면서도 귀여운 동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김 회장은 이 광고로 단숨에 CF스타로 떠올랐고 자사 제품도 불티나게 팔렸다. 이후에도 김 회장은 여러차례 TV광고에 나와 스타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김 회장은 성공한 CEO다. 성공과 실패를 거듭한 끝에 연매출 1200억여원 규모의 회사를 일구었다. 그는 스타 강사로도 유명하다. 기업과 학교 등에서 강의 요청이 쇄도한다. 그는 '사랑합니다'와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이벤트도 잘 만든다. 전국민 태극기 달기 캠페인과 새해 해맞이 행사 참여 시민들에게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속설이 있는 미화 2달러 지폐 나눠주기 등이 그것이다. 또 노력하는 사람에겐 행운이 따른다며 부지런한 사람을 보면 자주 로또를 선물한다. 조금은 튀는 행동이지만 밉지 않은 별난 기업가다.

그는 직원을 존중하는 유쾌한 리더십으로 회사를 이끌어간다. 직원들에게는 칭찬 세례를 퍼붓는다. 헤어스타일을 바꾼 여직원을 만나면 '훨씬 좋아 보인다' '멋지다' 등등의 멘트로 칭찬하고 미용비만큼의 용돈도 준다고 한다. 마치 가족처럼 지낸다. 그는 유머와 칭찬은 직원들의 사기를 올리는 최고의 힘이라고 강조한다. 그의 사람 중심의 경영은 열린 소통 구조다.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이메일과 메신저 프로그램으로 직접 CEO와 소통하는 창구를 마련했다. 사내 메신저를 통해 수시로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되 말 한마디에도 신중을 기한다. 생각없이 툭 던진 말이 직원들에겐 상처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번개모임도 자주 갖는다. 직원들과 어울려 호흡하기 위해서다. 그에게 있어 직원은 VIP이자 최고의 경영 파트너다.

지난해 7월 도내 첫 여성시장이 탄생했다. 효돈동 출신의 현을생 서귀포시장이다. 현 시장은 취임사에서 시민과의 협업, 일하는 조직 운영, 행복한 서귀포시 등 세 가지를 목표로 삼아 시정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공직 내부의 관행을 확실히 깨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부서간 칸막이를 없애고 남의 일을 내일처럼 협업하는 풍토로 바꾸겠다고 덧붙였다.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시장 답게 유토피아로를 기본으로 하는 예술의 섬 프로젝트 완성, 찾아가는 문화 콘서트 개최, 공연이 있는 거리 조성 등으로 서귀포시를 명실상부한 품격 높은 문화예술의 도시로 탈바꿈시켜 놓겠다고 강조했다.

첫 여성시장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는 컸다. 현 시장도 시민을 위한 일이라면 한치 흔들림 없는 강력한 추진력으로 시정을 이끌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시민들은 '일 벌레'로 소문난 현 시장이 공직생활의 마지막을 고향에서 잘 마무리해줄 것으로 믿었고 그 믿음은 현재 진행형이다.

현 시장은 서귀포시에서 한번도 근무한 적이 없다. 제주시와 도청에서 일 잘하는 직원으로 평가받았다. 승진할 때마다 '여성 최초'란 수식어를 달며 승승장구했고 마침내 도내 첫 여성시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현 시장의 강력한 업무 추진력을 알고 있는 시청 직원들은 긴장했다. 여러 채널을 통해 현 시장의 업무 스타일을 알고 대비했다. 7개월이 지났고 시정은 예전과는 달라졌다. 그런데 현 시장의 리더십을 두고 말이 많다. 시청 직원은 물론 시민들까지도 수군거린다. 말이 많은 건 그의 말 때문이다. 우선 까칠하다. 본인 스스로도 까칠하다고 얘기한다. 그의 말은 시장 취임초부터 말이 많았다. 같은 말이라도 '아'다르고 '어'다르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결혼을 한 직원들은 가정을 책임지는 아버지와 어머니다. 독립된 인격체다. 미혼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질책하고 지적할 때라도 상처를 주는 말을 해서는 안된다. 현 시장의 리더십은 강하기는 하지만 부드럽지는 못한 것 같다. 너무 강하면 부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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