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클린하우스 설치반대
마을공터 쓰레기매립장 방불

▲ 지난 23일 클린하우스 설치 반대로 쓰레기 투기장으로 변한 제주시 아라동 인다마을 공터에서 자생단체 회원 등이 쓰레기 정비작업을 하고 있다.

“쓰레기가 무더기로 버려지고 있는데도 클린하우스를 설치하지 못하게 하니 답답할 뿐입니다.”

제주시가 극심한 ‘님비현상’에 골치를 앓고 있다. 문제의 현장은 제주시 아라동 인다마을. 제주대병원 남쪽에 자리 잡은 조용한 이 마을 도로에 접한 공터에는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쌀봉지와 종이박스, 폐스티로폼, 헌 가방 등이 뒤엉켜 마치 쓰레기 매립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주민들이 클린하우스 설치를 반대해 빚어진 현상이다.

원래 이곳에는 클린하우스가 설치돼 있었으나 6년 전쯤 인근의 하천 정비공사로 일시 철거됐다. 공사 중에는 쓰레기 거치대가 도로를 타고 설치돼 있었다.

제주시는 공사 완료 후 거치대를 철거하고, 클린하우스를 다시 설치하려고 했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해당 장소는 쓰레기 무단 투기장으로 전락했다. 클린하우스에서 멀리 떨어진 주민들이나 지나가던 자동차 운전자가 수시로 쓰레기를 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시가 불법쓰레기를 수거하지 않고 원칙적으로 대응하면서 이곳은 인도에까지 쓰레기가 밀려드는 등 난장판이 되고 있다.

이를 보다 못한 아라동 자생단체 회원과 공무원들이 지난 23일 현장을 찾아 인도에 있는 쓰레기를 위쪽으로 밀어올리는 작업을 하기도 했다.

주민들이 클린하우스 설치를 계속 반대하면 ‘쓰레기로 뒤덮인 마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

제주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불법쓰레기 수거 거부’ 원칙을 고수할 방침”이라며 “해당 마을은 불법쓰레기 투기 취약지역으로 특별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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