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함께하는 제주’···제주중앙적십자봉사회

▲ 제주중앙적십자봉사회 회원들이 봉사 활동을 마친 뒤 환하게 웃으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진정한 봉사의 자세는 봉사로 시작해서 봉사로 끝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앞으로도 어려운 이웃들이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지난달 11일 오전 9시 제주시 도평동의 한 독거노인 가정. 이른 아침부터 ‘뚝딱뚝딱’ 망치 소리가 들리는가 하면 페인트 냄새도 가득했다.

이날은 제주중앙적십자봉사회(회장 강기오)가 적십자 희망풍차 SR 드림하우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집수리 봉사 활동을 펼치는 날이었다.

적십자 희망풍차 SR 드림하우스 활동은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위기 상황에 처한 취약계층 가정에게 맞춤형 주거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해당 가정은 할머니가 혼자 사는 곳으로, 낡은 벽지에 곰팡이가 가득 피어 있는 등 주거 환경이 매우 취약한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노란 조끼를 입은 30여 명의 회원들은 도배는 물론 외관 페인트칠, 싱크대 교체 등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한 봉사 활동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 제주중앙적십자봉사회 회원들이 집수리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회원들은 벽지를 뜯어내고, 얼룩이 진 장판을 걷어낸 뒤 새 것으로 교체했는데 전문가 못지않은 손놀림을 보여줬다. 이들이 닿는 손길이 많아지고 흘리는 땀이 많아질수록 집은 몰라보게 깨끗해졌다.
깨끗해진 집을 보면서 할머니 얼굴에 오랜만에 웃음꽃이 피었다. 집수리 봉사 활동을 마친 회원들의 입가에도 옅은 미소가 지어졌다.

한 회원은 “깨끗해진 집을 보니 마음도 깨끗해진 느낌”이라며 “할머니께서 편안하게 잠자리에 드실 모습을 생각하니 기분이 좋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집수리 봉사 활동이 끝나고 나면 어르신들은 음료수를 대접하는 등 연신 고마움을 표시하는 데 어떤 식으로든 마음 표현하려는 그들의 모습이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온다고 했다.

1988년 출범한 제주중앙적십자봉사회는 현재 60여 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제주중앙적십자봉사회의 회원 수는 도내 65개 적십자봉사회 중 가장 많다.

회원들은 도내 소외계층을 위한 집수리 봉사 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오면서 복지서비스 향상에 기여, 지역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실제 회원들은 생활이 어려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제주적십자사 사랑팡에서 매달 1~2회 사랑의 무료 급식 봉사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 희망풍차 결연을 통해 4대 취약계층에 삶의 질을 향상은 물론 사회안전망 강화에 기여하기 위한 수요자 맞춤형 통합서비스 제공에도 노력하고 있다.

사회복지시설인 가롤로의 집, 작은 예수의 집과 자매 결연을 맺고 잡초 제거 등 환경정비 봉사 활동을 펼치는가 하면 위로금도 전달하고 있다.

1990년부터는 의료진과 함께 가파도를 찾아 무료 의료 봉사 활동을 지원하고 있으며,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오랫동안 고국을 방문하지 못한 다문화가정이 고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추천도 하고 있다.

여기에 여성 회원들은 매주 월요일마다 성가정노인복지센터를 찾아 목욕을 끝낸 어르신들의 옷을 입혀주고, 머리를 말려주는 등의 봉사 활동도 펼치고 있다.

이와 함께 출산 후 1개월 이내 또는 출산이 3달 남은 산모 가운데 연봉 4000만원 이하인 경우 30만원 상당의 산모용품을 지원하는 워킹맘 프로젝트 알리기에도 나서고 있다.

실제 상황에 대비해 제주적십자사의 재난구조종합훈련과 심폐소생술, 자동제세동기(AED) 사용법 교육에도 빼놓지 않고 참석하고 있다.

이처럼 회원들이 다양한 봉사 활동을 펼치는 것은 조금씩 바꿔나간다면 모두가 행복한 사회가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끔씩은 회원 자녀들이 봉사를 돕기도 한다. 밀려오는 파래로 몸살을 앓는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해안 등을 방문해 수거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했다.

회원들은 매월 3만원씩 회비를 모아 봉사 활동에 나서고 있으며, 보이지 않는 손길 또한 봉사단에서 빼놓을 수 없는 숨은 공신이다.

특히 강기오 회장은 대한적십자사봉사회 제주도지사협의회 부회장도 겸직하는 등 본연의 여러 활동 외에도 다양한 활동에 열정을 쏟고 있다.

강 회장은 “나눔과 봉사는 작아지는 것이 아니고 커지는 것”이라며 “작은 힘이지만 상대방에게는 큰 힘이 되고,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연희 대한적십자사 제주도지사 구호복지팀 과장은 “어떤 일이든 20년 넘도록 변함없이 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며 “적십자 인도주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며 어려운 이웃의 아픔을 덜어내고 희망을 만드는 일에 오랜 시간 함께 하고 있는 중앙적십자봉사회원들은 제주의 진정한 나눔 리더들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과장은 그러면서 “앞으로도 지금처럼 소외된 이웃을 위하는 따뜻한 마음과 뜨거운 열정으로 더 많은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강기오 제주중앙적십자봉사회장

“어려운 이웃 도우면 자신도 행복해져”

강기오 제주중앙적십자봉사회장은 “봉사는 시간을 내서 어려운 이웃을 돕는 건데 그 보람 때문에 계속하게 된다”며 “어려운 사람을 찾아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자신도 행복질 수 있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이어 “회원들이 몸을 아끼지 않고 열심히 활동해줘서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지금처럼 서로를 아끼고 존중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강 회장은 “봉사 활동을 하다보면 열악한 환경에서 지내고 있는 데도 정작 주변의 도움을 못 받는 경우가 있다”며 “이런 분들을 알려주시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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