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윤·김방훈 등 거취 확정
내년 20대 총선 변수로 작용
‘새정치연 獨食’ 깨지나 주목

無主空山 서귀포시 ‘군웅할거’
16대 이래 야권 초강세 지역
‘새누리당 기사회생’ 관심 집중

‘입법 로비’로 재판에 넘겨진 새정치민주연합 김재윤 의원(50)에게 징역 4년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지난 12일 김 의원에게 징역 4년과 벌금 6000만원, 추징금 54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됨에 따라 김재윤 의원은 국회의원직 상실과 함께 향후 10년간 공직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됐다. 김 의원은 “법원이 진실(眞實)을 덮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하며 끝까지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사실상 ‘정치 생명’은 끝난 것으로 보인다.

이어 14일엔 제주도가 김방훈(61) 전 제주시장을 민선6기 제2대 정무부지사로 내정했다. 도의회의 인사청문회가 남아 있으나 김 전 시장의 다양한 공직 경험과 폭넓은 대인관계를 고려할 때 정무부지사 임명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들의 거취가 큰 관심을 끄는 것은 내년의 20대 총선(總選) 구도와 밀접하게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김 전 의원의 경우 서귀포시 선거구에서 내리 3선을 기록한 터줏대감이었고, 김 전 시장 또한 제주시 갑 선거구의 새누리당 유력 후보군 중 한 사람이었다. 20대 국회의원 선거는 2016년 4월13일 실시될 예정으로 불과 5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 다시 돌아왔다. 내년 ‘4·13 총선’의 관전 포인트는 대략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가 무주공산(無主空山)이 된 서귀포지역에서 과연 누가 새로운 맹주로 등극하느냐는 것. 두 번째는 3선으로 중진 반열에 오른 강창일·김우남 의원이 연이어 4선(選) 고지를 점령할 수 있느냐다. 세 번째가 지난 십수년간 야당에 완패하는 굴욕을 겪으며 절치부심해 온 새누리당이 기사회생(起死回生), 국회에서의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로 모아진다.

먼저 김재윤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주인이 없는 서귀포시 선거구는 그야말로 군웅할거(群雄割據)를 연상케 한다. 현재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후보만 10명 가까이 이른다.

우선 새정치민주연합에선 ‘김재윤의 바통’을 이어받겠다며 문대림 전 제주도의회 의장(50)이 출마의사를 굳혔다. 또 현역 3선 도의원인 위성곤 의원(47)도 출마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모두 제주대총학생회장과 도의원 등을 거치며 탄탄한 지역 기반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문 전 의장의 경우 지난 총선 때 공천에서 탈락하자 이에 불복(不服)해 무소속으로 나섰던 전력이 다소 흠이다. 따라서 명분상으로는 위성곤 도의원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인데, 이 문제가 당내 경선과정에서 어떻게 작용할지가 최대 변수(變數)다.

새누리당은 후보가 넘쳐나고 있다. 현재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주자는 4년 전 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던 강지용 서귀포시 당협위원장(63)이다. 강 위원장은 이미 오래 전에 재출마 채비를 갖추고 지역에 상주하며 광범위한 표밭갈이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검사장 출신인 강경필 변호사(52)가 새누리당 입당과 동시에 총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강 변호사는 원희룡 도지사와 초·중·고·대학 동문이다. 역시 검찰 출신으로 최근 변호사로 개업한 허용진 변호사(56)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제주도 고위 공직을 두루 경험한 김형수·박영부 전 서귀포시장이 최근 들어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으며, 19대 총선에 출사표를 던졌던 고창후 변호사도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김동주 전 KBS제주총국장 등도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새누리당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서귀포시 선거구는 제16대 고진부 국회의원(당시 새천년민주당)을 필두로 4회 연속 새정치민주연합이 당선된 야권 강세(强勢)지역이다. 새누리당으로선 1996년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 소속으로 국회에 입성한 변정일 의원이 마지막이었다.

그러나 이런 구도가 내년 총선까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未知數)다. 김재윤 전 의원의 혐의가 ‘뇌물 수수’인데다. 지역에서 상당수를 차지하는 호남 출신 유권자들이 중앙정치권의 영향으로 흔들릴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따라서 20대 총선은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간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싸움이 예상된다.

‘4·13 총선’ 관전(觀戰) 포인트의 첫 째로 서귀포시 선거구를 주목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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