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선거 새누리 분열 3連敗
20대 총선도 후보단일화 관건
‘내리 4選 vs 신예 입성’ 주목

유권자 19대보다 5만명 늘어
‘元지사 영향력’도 새 변수로
大選 앞둬 ‘건곤일척 진검승부’

‘진보 단결, 보수 분열=새누리당 필패(必敗)’ - 그간의 국회의원선거 결과가 남긴 냉엄한 교훈이다. 어쩌면 그것은 ‘반대 구도’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서귀포시 선거구가 ‘무주공산(無主空山)’을 둘러싼 신예들의 각축장이라면, 제주시 선거구(갑·을)의 관전(觀戰) 포인트는 강창일·김우남 의원이 대망의 4선 고지를 연이어 점령할 수 있느냐다.

지금까지 제주지역에서 내리 4선(選)을 기록한 국회의원은 없었다. 비록 작고한 현오봉씨가 6·7·8·9·10대 국회의원을 연임하긴 했다. 하지만 9대의 경우는 유신정우회 소속으로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선출한 간선(間選) 의원이었다.

우선 현역 3선인 강창일 의원(63)이 버티고 있는 제주시 갑 선거구를 보자. 현재 당내(새정치민주연합)에선 뚜렷한 경쟁자가 없는 상태다. 다만 도당 상임고문으로 있는 박희수 전 제주도의회 의장(54)이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반해 새누리당은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인물만 여럿이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이 양창윤 전 새누리당 제주도당 사무처장(60)이다. 정치학 박사인 양 전 사무처장은 현경대 전 의원(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의 ‘영원한 보좌관’으로 불린다. 양씨의 출마(出馬) 선언으로 인해 현 전 의원과 정종학 전 새누리 도당위원장은 꿈을 접고 양씨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출마가 유력시되던 김방훈 전 제주시장은 제주도 정무부지사로 방향을 돌렸다.

정치 지형이 뒤바뀌는 상황 속 이달 16일 갑작스럽게 사표를 내고 총선(總選) 출마를 선언한 양치석 전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58)이 또 다른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양 전 국장은 김태환 전 제주도지사 주변으로부터 권유를 받고 고심 끝에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새누리당 비례대표 제주도의원을 지낸 강창수 전 의원(47)도 출정식을 방불케 할 정도의 대규모 출판기념회를 여는 등 젊은 피를 내세워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이밖에 제주출신 현경보 전 SBS 논설위원(55)과 강문원 변호사(56), 장정애 새희망제주포럼 이사장(51) 등이 새누리당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관심의 초점은 새누리당이 과오(過誤)를 딛고 과연 범여권 ‘후보 단일화’를 이뤄낼 것인지로 쏠린다. 19대 총선만 하더라도 새누리당 출신들의 후보 난립으로 강창일 의원이 어부지리(漁父之利)를 얻었다.

당시 강창일 후보의 당선을 확정지은 표는 4만2006표였던데 반해, 현경대 후보(새누리당·3만7878표)를 포함 범여권으로 분류된 표는 5만4893표였다. 내년 20대 총선에서 ‘당대당’으로 대결할 경우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승부가 될 것이란 관측도 그래서 나온다.

역시 4선에 도전하고 있는 김우남 국회의원(60)의 제주시 을 선거구도 초미의 관심사다. 김 의원은 19대 총선서 상대방이 선거법 위반으로 중도 사퇴(辭退)함에 따라 손쉽게 승리를 거머쥐었다.

김 의원의 경우 새정치민주연합 내 경쟁자는 없지만 ‘야권의 분열(分裂)’이 내심 걱정스럽다. 올해 ‘복지국가정당’ 창당을 선언한 오영훈 전 제주도의원(47), 안동우 전 도의원(53) 등이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 만약에 야권이 분열되고 새누리당이 후보 단일화에 성공하면 이번 싸움은 매우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새누리당 후보군은 이연봉 제주도당 위원장(59·변호사)을 비롯해 지난 두 번의 선거에서 씁쓸하게 패배해 절치부심(切齒腐心) 중인 부상일 변호사(44)와 현덕규 변호사(51), 한철용 예비역 육군소장(69) 등 쟁쟁한 인물들이다. 어느 누구로 단일화가 되어도 결코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처지다. 특히 선거구도가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확연히 달라질 수도 있다.

이제 20대 국회의원 선거(2016년 4월13일)가 5개월 안으로 다가왔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아주 짧은 시간이다. 그 어느 선거보다 변수(變數)도 많다. 유권자수가 19대 총선의 44만1470명에 비해 무려 5만명 가까이 늘었다.

현직 원희룡 도지사가 새누리당 소속이란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물론 지사 신분으론 운신(運身)의 폭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향후 중앙정치의 역학(力學)관계 등을 고려할 때 손을 놓고 ‘강 건너 불구경’만 할 수도 없을 터다.

내년의 ‘4·13 총선’은 개인으로나 대선(大選)을 앞둔 각 당 차원에서 모든 전략과 힘을 동원한 ‘건곤일척의 진검(眞劍)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 다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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