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權·정권교체 가늠할 선거
야권 분열, 가장 큰 변수로
安 신당 ‘약진’·더민주 ‘위기’

제주 새누리당 5:1 치열 경쟁
야권은 탈당 등 多者대결 우려
‘단결=승리, 분열=패배’ 되새겨야

병신년(丙申年)과 함께 ‘4·13총선’도 본격적인 막(幕)이 올랐다. 이번 20대 국회의원선거는 2017년 대선(12월 20일)을 1년 6개월여 남기고 치러진다. 따라서 차기 대권(大權) 구도의 ‘풍향계’가 됨은 물론 정권교체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4·13총선’의 가장 큰 변수(變數)로 ‘야권 분열’을 꼽고 있다. 이를 뒷받침 하듯 경향신문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한 신년 여론조사를 보면 ‘총선(總選) 표심’이 대혼란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정당 지지를 묻는 질문엔 새누리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23.4%로 가장 높았다. 이어 ‘안철수 신당’이 15.1%로 2위였고, 더불어민주당(옛 새정치민주연합)은 고작 12.4%에 머무르며 꼴찌를 기록했다.

새누리당은 호남을 제외한 전 지역과 50대 이상에서 1위를 차지했다. 또 안철수 신당은 호남(32.2%)과 30~40대(20.1%), 중도층(20.3%)에서 지지율 1위였다. 반면에 더민주당은 20대(18.6%)와 진보층(24.3%)을 제외한 모든 층에서 새누리당이나 안철수 신당에 열세를 보였다.

이를 요약하면 새누리당이 야권 분열로 인해 ‘어부지리(漁父之利)’를 얻는 가운데 안철수 신당은 일부 약진하고, 더불어민주당은 큰 위기에 봉착한 셈이다. 이번 총선 프레임과 관련한 물음에서도 ‘정권 심판론’(33.6%)보다 ‘야당 심판론’(34.5%)에 동의한다는 답변이 더 높았다. 비록 ‘오차범위’ 라고는 하나 야권으로선 아주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제주지역의 경우 중앙정치권이 요동치는 것과는 달리 아직까진 평온한 상태다. 지난해 12월 15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4·13총선’ 예비후보등록기간엔 총 21명이 등록(현역의원 제외)했다. 등록현황을 보면 제주시 갑선거구 7명(새누리당 5·더민주당 1·무소속 1명)을 비롯 제주시 을선거구 6명(새누리 5·더민주 1명), 서귀포시 선거구가 8명(새누리 5·더민주2·무소속 1명)이었다.

등록 당시만 하더라도 야권 분열(分裂)에 따른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다. 하지만 제주시 갑선거구에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던 장정애 예비후보가 최근 들어 안철수 신당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도내 야권에도 새로운 판도 변화가 점쳐진다.

현재 ‘4·13총선’과 관련 제주정가의 관심사는 두 가지로 대별된다. 첫째는 과연 누가 새누리당 후보로 나서느냐는 것. 두 번째가 안철수 신당 가세로 인해 제주에도 야권후보의 다자 대결이 현실화되느냐에 있다.

새누리당의 경우 공교롭게도 세 선거구 모두 5:1의 치열한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 ‘당내 경선(競選)’이 본선에서의 ‘진검(眞劍) 승부’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제주시 갑은 신방식·양창윤·양치석·강창수·김용철 예비후보(등록일자별 가나다순)가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대리전(代理戰)’ 양상까지 띠고 있다. 먼저 현경대 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이 자신을 오래 보좌했던 양창윤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또 일부 후보의 경우 진위(眞僞)와 관계없이 전·현직 지사가 지원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한 실정이다.

제주시 을과 서귀포시 선거구도 ‘공천’을 둘러싼 경쟁이 불붙고 있다. 출마 예비후보자 모두가 쟁쟁한 인물들로, 후보로 낙점(落點)만 된다면 충분한 승산이 있다는 각오다. 새누리당의 고민은 치열한 경쟁이 가져올 후유증이다. 지난 선거에서 새누리당은 자당 소속이었던 후보들의 난립으로 내리 연패(連敗)를 당하는 쓴맛을 봤었다.

이에 반해 더불어민주당의 후보 경쟁은 단촐한 편이다. 제주시 갑은 4선을 노리는 강창일 의원의 대항마로 박희수 전 제주도의회 의장이 나섰고, 김우남 의원(제주시 을)엔 참신함을 내세운 오영훈 전 도의원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또 무주공산(無主空山)인 서귀포시 선거구에선 문대림 전 도의장과 3선의 관록을 자랑하는 위성곤 전 도의원이 ‘맹주’ 자리를 놓고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야권의 분열과 이로 인한 다자 경쟁이 가져올 크나큰 전력(戰力) 손실이다.

그 어느 쪽이든 단결은 승리로, 분열은 패배로 이어진다는 것은 그간의 총선 결과가 남긴 냉엄한 교훈이다. 새누리당이 12년간의 수모를 떨쳐내고 기사회생(起死回生)에 성공할지, 아니면 야권이 여러 악재에도 불구 굳건히 지켜온 아성(牙城)을 더욱 공고하게 다져나갈지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권의 향배(向背)마저 좌우할 ‘4·13총선’이 이제 99일 앞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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