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쉽진 않겠지만 할 수 있는 것 다 해보겠다"

"쉽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겠다."

중국 상하이 동방위성TV가 지난해 MBC TV '무한도전'에 이어 이번엔 KBS 2TV '안녕하세요'까지 표절한 것이 알려지면서 '짝퉁' 프로그램을 만드는 중국 방송계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당사자는 묵묵부답이고 이를 해결할 방법은 요원하다.

소송을 한다해도 국제 재판을 받아야 해 시일이 오래 걸려 실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KBS는 "중국 상하이 동방위성TV에서 방송한 '사대명조'(四大名助)라는 프로그램이 KBS 인기 예능 '안녕하세요'를 표절했다"며 "방송이후 동방위성TV에 표절로 인한 권리침해에 대해 엄중히 항의하고 즉각 방송중단과 정당한 판권구매 후 제작 방송할 것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고 밝혔다.'

'사대명조'가 일반 시청자 중 선정한 의뢰인을 대상으로 고민 사연을 소개하고 해당 고민에 대해 방청객들이 투표하여 우승자를 뽑는 기본 설정이 '안녕하세요'와 동일하고 스튜디오의 형태나 구성, 진행방식, 사연 의뢰자 등장 방식 등 세부 설정도 거의 동일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동방위성TV의 해명은 무례하리만큼 당당했다.

동방위성TV는 KBS에 보낸 공문에서 "모든 프로그램에 표절이 있을 수 있지만 유일하게 베낄 수 없는 프로그램이 바로 토크쇼"라며 "'누가 말하느냐'와 '무엇을 말하느냐'가 중점이 되기 때문이다. 다른 MC, 다른 콘텐츠는 완벽히 다른 프로그램을 만들어낸다"며 표절을 부인했다.

이 해명에 따르면 진행자와 사연이 다르다면 프로그램 표절은 성립하지 않는다.

"'사대명조'는 여러 우수한 토크쇼의 형식을 참고하고 계승했다" "우리가 다루려는 것은 '사대명조' 무대 위에서만 그려낼 수 있는 현대 중국인들이 가진 독특한 가치관이 만들어낸 고민"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스튜디오의 형태나 진행 방식의 유사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앞서 2014년에는 중국 강소위성TV의 '다 같이 웃자'(이치 라이 샤오바)가 KBS 2TV '개그콘서트'와 SBS TV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의 일부 코너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특히 당시 강소위성TV는 SBS와 '웃찾사'의 제작 노하우 전수를 위한 파트너십 구축 협의를 시작한 상황이었다.

협의 중에 뒤통수를 맞은 격이 된 SBS는 강소위성TV에 항의했지만 제대로 된 답변조차 듣지 못했다.

이번에 '안녕하세요'를 표절한 동방위성TV는 지난해 MBC 간판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을 베낀 '극한도전'을 방송해 MBC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

'극한도전'은 '무한도전'에서 크게 화제가 됐던 특집 '나 잡아봐라' '돈 가방을 갖고 튀어라' '극한알바' '여드름 브레이크' 등을 그대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현우 MBC 해외제작부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당시 동방위성TV에 정식으로 항의 공문을 보내고 구두로도 항의했지만 묵묵부답, 모르쇠였다"며 "답변이 와야 그를 토대로 법적인 절차를 검토할 수 있는데 아예 답변이 안왔다"고 밝혔다.

당시 MBC는 정식으로 '무한도전'의 판권을 판매, CCTV 방영을 앞둔 상황이어서 '극한도전'의 표절 문제는 더욱 심각했다.

박 부장은 "이런 식의 표절이 계속되면 정상적으로 판권을 사서 제작하는 방송사들이 불이익을 보게 돼 판권 판매에도 어려움이 생긴다"며 "피해는 분명한데 제재가 어려워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안녕하세요'를 담당하는 김광수 CP는 "앞서 밝힌 대로 중국의 방송 관련 규제기관인 광전총국에 행정적인 구제를 요청하고 법적인 구제 절차를 밟아나갈 것"이라며 "선례로 보아 명확한 해결책이 없다는 것은 알지만 손 놓고 있을 수 없다. 쉽지 않겠지만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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