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하노이 시내 도로 모습[연합뉴스]

'오토바이의 나라'로 불리는 베트남이 주요 도심의 오토바이 운행 제한을 추진하고 있다.

교통 체증과 환경오염을 덜자는 목적이지만 반발도 커지고 있다. 대다수 베트남 사람에게 오토바이는 발과 같기 때문이다.

최근 하노이시는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심각한 교통난이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2025년 도심에서 오토바이 운행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도시 현대화 계획을 발표했다.

7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하노이 시에 등록된 개인용 차량은 오토바이 490만 대를 포함해 총 550만 대다. 도로 1㎞당 오토바이가 평균 700대로 자동차 70대의 10배에 이른다.

베트남 전체적으로 오토바이는 4천만 대에 달하지만, 승용차는 200만 대에 불과해 도로의 오토바이 물결은 낯익은 풍경이 됐다.'

응우옌 득 쭝 하노이시 인민위원장은 "앞으로 4∼5년 사이에 하노이의 오토바이가 700만 대로 늘어 교통 체증이 더 나빠질 것"이라며 개인용 차량 억제와 대중교통 확대 계획을 밝혔다.

베트남 최대 경제도시인 남부 호찌민시는 도심에 보행자 거리를 만들어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수단만 접근이 가능하도록 하거나 주말 저녁에는 개인용 차량의 진입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교통 인프라가 열악하고 투자 재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오토바이 운행 제한의 실효성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노이에 사는 응우옌 티 짱 늉(26·회사원)은 7일 연합뉴스에 "오토바이를 타고 출퇴근하는 데 오토바이만큼 편리한 교통수단이 없다"며 "오토바이 운행을 제한하면 대다수 시민이 큰 불편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베트남 언론은 교통전문가의 말을 빌려 현재 하노이의 대중교통이 주민 수요의 8∼10%밖에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오토바이 운행을 금지하면 약 80%의 주민이 이동 수단을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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