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지감귤이 첫 출하됐다. 첫 경매값은 지난해보다 5.6% 높게 형성됐다. 기분 좋은 일이지만 강제착색이 의심되는 감귤이 일부 유통된다고 하니 걱정이 된다. 품질 좋은 감귤을 생산하기 위해 지금도 농가에서는 감귤 열매솎기를 하고 있고 생활개선회원중심으로 봉사활동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감귤 열매솎기는 불량과를 최소화해서 수확하는 노력과 선별하는 과정을 줄일 수 있다. 한 농업전문지에서 ‘고급감귤을 만드는 기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열매솎기’라고 쓴 글을 본 적이 있다. 단순한 작업이지만 그만큼 중요한 기술이라는 것이다. 너무 크거나 작거나 병해충 피해 등 불량과를 없애는 것이 열매솎기다.

만약 일하지 않고 눈치나 보면서 줄이나 서는 공무원이 우리 주변에 있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모든 사람들은 그런 공무원은 퇴출해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맞는 이야기다. 열심히 일하는 다수의 공무원들 중 청렴하지 못한 이가 있다면 퇴출돼야 한다. 퇴출이 안 될 경우 그들로 인해 국민이 피해보고 다수의 공무원들이 똑같이 청렴하지 못한 공무원으로 매도당한다.

제주 감귤도 같은 이치다. 품질 좋은 감귤 틈에 끼어 있는 불량감귤로 인해 제주감귤 신용이 하락하고 소비자들이 불신이 커진다. 맛있는 제주 감귤을 맛보기 위해 기다렸던 소비자들이 점점 외면하고 있다. 불량감귤 유통을 뿌리 뽑으려고 단속반을 구성해 매해 단속하고 있다. 이는 어쩌면 불량 감귤 때문에 인력과 시간, 돈을 허비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농민의 입장에서는 인건비 등을 조금이라도 건져야하기 때문에 수확한 열매는 모두 판매하고자 한다. 그러기 때문에 애초에 수확하지 말고 따서 버리는 마무리 열매솎기를 해야 하는 것이다. 어쩌면 열매솎기는 정직한 감귤만 남기는 ‘청렴’이라 할 수 있다. 공직사회가 청렴해야하듯이 감귤도 ‘청렴’하였으면 한다.

올해 감귤생산예상량은 지난해에 비해 4.8% 증가한 54만 4000t으로 조사됐다. 여름철 가뭄과 9월의 비 날씨를 슬기롭게 대처했고 10월의 태풍까지 잘 견뎌 당도는 높고 산 함량은 낮아 품질 좋은 감귤이 생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열매솎기로 품질 좋은 감귤이 1년간 기다려온 소비자의 웃음을 보이게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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