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發) 악재로 호텔업 등 제주관광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한국의 사드(THAAD·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에 반발한 중국 정부가 한국행 관광객 축소 및 한류를 제한하는 ‘한한령(限韓令)’을 발동하는 등 각종 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도내 호텔업계가 ‘직격탄’의 중심에 서 있다. 객실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덤핑 등의 과열경쟁까지 이뤄지면서 일부 호텔은 영업중단까지 고려하는 등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현실은 무엇보다 중국 관광객이 급격히 줄어든데 기인한다. 이달 들어 19일까지 항공편으로 제주를 찾은 중 관광객은 5만427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14.9%가 급감(急減)한 규모다. 문제는 이러한 감소세가 점차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모 호텔 관계자는 “지난해 제주관광을 덮친 메르스 영향으로 매출이 크게 떨어진 뒤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올해 9월 이후에는 예약률이 너무 떨어져 재정적으로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대로라면 직원 감축도 한계가 있어 연말까지만 영업을 하고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하소연이었다.

최근 몇 년 사이 호텔이 부쩍 늘어난 조천읍 함덕지역도 아우성이다. 중국관광객 대상 객실판매량이 반 토막 난 호텔이 있는가 하면, 어느 호텔은 중국수요가 뚝 끊긴 상태다.

현재와 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그동안 관광업계를 중심으로 ‘해외시장 국적(國籍) 다변화’ 등을 줄기차게 외쳐왔다. 하지만 지금껏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도가 20일 또다시 ‘저가관광 개선과 관광시장 다변화’에 초점을 맞춘 제주관광 3대 핵심과제를 발표했다. 이를 접하고 ‘이번엔 믿어도 되나요?’라는 생각을 먼저 한 것이, 제발 기우(杞憂·쓸데없는 걱정)로 끝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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