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학교 운동부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도입한 ‘이-스쿨(e-shool)’이 형식적으로 운영돼 제도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스쿨은 최저학력 기준에 미달해 각종 대회에 출전할 수 없는 운동부 선수들을 위한 온라인 교육 시스템으로 도내에선 현재 4개 중·고등학교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다.

대회 참가나 훈련 등으로 수업 결손이 빈번한 해당 학교의 운동부 학생들은 방과후 등의 시간을 이용해 이스쿨에 접속해 주당 2∼3시간, 학기당 60시간의 수업을 의무적으로 들어야 한다. 이스쿨 과목은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와 체육계열의 직업을 소개하는 진로분야로 구성됐다.

그런데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학습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이스쿨이 ‘시간 때우기 수업’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스쿨이 자율학습 개념으로 운영되다보니 학생들이 온라인 강의 영상을 틀어놓고 게임 등 수업과 무관한 행위를 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이스쿨이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 일부 체육지도자는 “운동선수 학습권 보장이라는 이스쿨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실에는 맞지 않은 제도”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온라인 학습의 맹점은 공부하기 싫어하는 학생이 실제 학습은 않고도 의무시간 이수는 가능하다는 점이다. 일부 학교에선 감독관 입회하에 이스쿨 수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다수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쿨을 통한 학습을 학생 자율에만 맡겨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이스쿨이 내년부터 전면 시행되는 것 등을 감안하면 제도의 내실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최저학력에 미달하는 운동부 학생들이 이 시스템을 이용해 기초학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후보 시절부터 “단 한 명의 아이도 놓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 말에는 운동부 학생도 포함된다. 이스쿨 담당교사 배치 등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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