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대담> 신관홍 제주도회의 의장에게 듣는다

2017년 정유년 새해를 맞아 신관홍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은 지난달 28일 도의회 의장실에서 언론사 합동 신년대담을 진행했다. 신 의장은 “2016년에는 최순실 국정논단 사태로 촉발된 대통령 탄핵 등 안 좋은 일들이 많았다”며 “올해는 붉은 닭의 힘찬 울음소리에 희망찬 일들이 가득하기를 소망한다”고 도민들에게 신년 인사를 했다.

▲제10대 도의회 후반기 의정 성과와 과제는 무엇인가.
=집행부도 의회도 도민을 위한다는 방향은 같다. 이에 협력할 부분은 분명히 협력하겠다고 했다. 다만 의회가 해야 할 일은 견제와 감시다. 잘못된 부분은 분명히 견제하겠다는 말을 분명히 드렸기 때문에, 올해 예산을 반영하면서 상당히 조심했다. 또 도정·교육행정질문이나 상임위 활동을 통해 무조건적인 비판보다는 냉철한 현실분석과 대안제시, 정책제언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새해 예산안 심의도 도민 우선의 원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새로운 관행을 만들었다. 지역 간 균형예산,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와 배려 등 정말 필요한 곳에 증액함으로써 도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2016년에는 쓰레기 처리난 등 유독 환경문제가 많았다.
=쓰레기 등 환경문제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다. 인구 및 관광객 증가에 대한 예측을 서로가 못해 여기까지 온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쓰레기 관련해서는 주민과의 합의 등이 잘 이뤄지지 않았고, 하수종말처리장 문제는 갑작스런 관광객 증가로 인한 물 사용량 증가가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이 또한 빠른 시일 내에 정리해 나가야 한다. 잘 마무리해서 도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의회와 도정이 할 일 이라고 생각한다.

▲오라관광단지 조성사업이 논란이 상당하다.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나.
=오라관광단지 문제는 도정에서 결론을 빨리 내줘야 한다. 벌써 20여년 간 저렇게 두고 있는데, 골프장 6홀 정도 진행되다 멈춘 것으로 안다. 지금은 목장도 안 되고 아무것도 안 된다. 사업자의 의견만 갖고 하면 안 되고, 환경단체 요구도 귀담아 들어 어떤 식으로든 결말을 내 도민들이 불편해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제주의 이슈들이 조기대선이나 지방선거 등에 매몰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도정에 대한 견제역할 보다는 너무 협조적인 것 아니냐는 평도 있는데.
=기초의원에서 도의원까지 14년 정도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10월부터 12월까지 이어진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심사 등 이번처럼 도정을 견제한 적은 없었지 않았나 생각한다. 의원들이 하나하나 전부 팠고, 제주도가 인정을 했다. 견제와 감시가 소홀한 것이 아니라 다만 같이 가야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충분히 의회 의견도 제시하는 것이다. 밖에서 볼 때는 너무 협조적이라는 말을 하는데, 도민을 위하는 것에서는 협조하고, 그렇지 않으면 강하게 견제하겠다.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

▲새해 예산안 심사가 원만히 마무리 됐다. 긍정적 평가와 함께 의회 내부에서 볼멘소리도 있다.
=관례대로 하다가 갑자기 바뀌면 당연히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의원들이 내 지역의 정책을 분명히 해야 하면 한 번이 아니고 열 번이라도 집행부와 투쟁해야 한다. 국회 예산심사를 앞둬 도지사와 함께 국회에 간 적이 있다. 국회 예산심사는 그야말로 전쟁이다. 집행부뿐만 아니라 의원들도 전쟁을 치른다. e-호조(행정재정관리시스템)를 활용해 자기 지역구 예산을 올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지 못한 분, 그런 경험이 없는 분들에게는 다소 불만이 있을지 몰라도, 그렇게 불평불만이 많은 것은 아니다.

▲제주도의 예산 집행률이 너무 저조하다. 구조적으로 고착화 될 우려가 있는데 특단의 대책 있어야 하지 않나.
=그 부분에선 집행부를 두둔하는 것은 아니지만, 도로 관련 예산이 많이 집행이 안되고 있다. 사업을 추진하려고 해도 토지 수용이 안 되면 진척이 더디고, 보상비가 안 나가면 집행을 못하는 사례가 많다. 예결특위 전문위원을 개방직으로 가져온 게 그 이유다. 계속해서 집행현황을 받도록 하고 있고, 점검을 해서 집행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알다시피 제주도에 큰 기업체가 없다. 제주도 한 해 예산이 4조4000억원인데 빨리 집행이 되고 내려가야 지역경제가 돌아간다. 이 부분에 대해 의회가 챙기겠다.

▲인구 급증으로 선거구 조정이 불가피하다. 도의원 정수와 교육의원 존폐, 비례대표 축소 등 의견이 분분하다. 견해는 무엇이냐.
=관련해서 말들이 많다. 우선 어떻게든 빨리 선거구획정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는 것이 먼저다. 선거구 및 의원정수 조정 문제가 나오는 이유는 이미 일부 선거구의 경우 헌법에서 정한 인구편차 기준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문제에 대해 도민사회가 공론을 모은다고 하더라도 국회에서 법을 고쳐야 하는 문제다. 우리는 급하지만 의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 2018년 지방선거 때 적용하려면 논의를 빨리 서둘러야 한다.

▲행정시장 직선제에 대한 견해는?
=행자치위원회에서 논의를 시작했기 때문에 도민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 행정체제개편위원회가 조례개정으로 연장됐기 때문에 집행부와 상의가 될 것이다. 그 전에는 뭐라 밝히기는 좀 그렇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2017년 화두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개인적으론 이제는 기초자치단체를 부활하고 기초의회를 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렵지 않겠냐는 생각이다. 그런 부분을 대신해서 다른 각도로 도민들이 원하는 게 뭔지 체제를 한 번씩 바꿔 볼 수는 있다고 본다. 갑자기 확 바뀌면 도민들이 혼란을 겪을 수 있다.
행정시장 직선제 각론에 들어가서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할 것 아닌가 생각한다. 지금 시작해서 다음 지방선거 때 적용되느냐? 그렇다고 손 놓고 앉아있을 수는 없다. 우근민 도정 때도 논의 됐었는데 그때와 지금도 상황 변화가 많다.

▲마지막으로 도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올해만큼은 도민 모두가 새해를 새롭게 맞이하려는 열망이 강한 때도 드물 거라고 생각한다. 국정농단 파문이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져 그 여파가 해를 넘겼고, 이로 인해 나라가 새로워지고, 세상이 달라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그 어느 때보다도 크기 때문이다. 올해 우리에게 주어진 도전과 과제 하나하나가 결코 쉽지 않지만, 우리가 한마음이 되면 못 할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그 어떤 어려움도 힘을 합쳐 극복해 냈던 강인한 정신이 있고, 어려울 때일수록 빛을 발하는 위대한 저력도 지니고 있다. 그런 저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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