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여건 악화 속 도·농 소득 큰 차
지역 농업 경쟁력 강화 역량 결집

2017년 정유년 붉은 닭의 해가 밝았다. 제주농업은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했던 2016년을 보내고 희망찬 새해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주변 현실은 제주농업에 대한 희망보다는 난관들이 더 많은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최근 몇 년 동안 제주도는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를 겪었다. 급격한 개발에 따른 농지 잠식,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증가, 돼지열병에서 최근의 AI까지 각종 가축질병 등 천재와 인재가 겹치는 듯한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최근 다보스 종합보고서는 향후 10년 내 최대 리스크로 ‘불평등’과 ‘기후변화’를 꼽았다. ‘불평등’의 한 예로 지난 해 전국 평균 농가소득은 3722만원으로 10년 전인 2006년의 3230만원에서 490만원(15.2%) 증가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도시근로자 가구소득이 4133만원에서 5780만원으로 1647만원(39.8%)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금액으로는 3분의1, 비율로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도시근로자 가구소득 대비 농가소득비율도 2006년 78.2%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64.4%까지 떨어졌다. 도시와 농촌 간 소득격차는 더욱 벌어져 ‘열심히 일하는’ 농민들이 허탈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또한 기후변화와 그에 따른 자연재해의 증가는 지역 특화작물 재배지가 북상하거나 제주만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아울러 농작물 수확 시기가 겹치며 수급조절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이처럼 “농업과 농촌을 둘러싼 환경이 날로 악화되고 있어 도민과 농업인, 지역사회의 요구에 제주농협은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이에 제주농업이 경쟁력 강화에 모든 역량을 결집해 나갈 예정이다.

제주농업인들에게 하나의 비전을 제시하면 ‘농가소득 5000만원 시대’를 전국에서 처음 열 수 있도록 농가소득 향상에 중점을 두고 추진하겠다.

제주농협은 ‘농가소득 5000만원 시대’를 위해 제주산 농축산물의 품질 고급화, 농산물 부가가치 제고, 영농비 절감, 유통비용 감축 제고, 효율적인 농업금융 지원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지자체·대학·연구 기관과의 협력 강화를 통한 제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농업의 ICT 융복합 사업 육성과 6차산업 활성화, 제주형 로컬푸드 기반 조성 등 지속가능 농업에 제주가 모범이 되도록 역량을 모아 나가겠다.

취약 농업인들을 위한 부문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취약 농업인의 영농인력 지원을 위한 농촌인력 지원 사업 및 거점인력중개 센터를 통한 일손 부족 해소와 농촌의 일자리를 창출사업을 발굴, 농가소득 증대와 연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

아울러 농업인 대상 각종 지원사업도 다양하게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의료 및 법률 지원은 물론 문화예술공연 등 문화복지 지원, 다문화여성대학 운영을 통한 결혼 이민여성의 안정적인 농촌정착 지원 등 농업인의 복지 향상을 위한 다양한 사업도 추진하겠다.

‘나눔과 기부 문화 확산’도 제주농협의 중요한 역할이다. 2006년 ‘제주농협행복나눔운동본부’가 출범한 이후 지금까지 기부금액만도 20억 수준이다. 제주농협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전개하는 ‘행복나눔운동’은 대한민국 농협이 롤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자부해 본다. 이 기금은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 형태로 지원되고 있는데 앞으로 더욱 확대해, 농협이 “제주사회와 상생하고 도민들로부터 사랑‘ 받는 조직으로 소홀함이 없을 것임을 약속 드린다.

요즘 제법 겨울다운 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제 아무리 매서운 겨울도 시간을 거스를 수는 없다. 다시 꽃 피는 봄이 오고 무더위를 지나 풍성한 수확의 계절이 올 것이다. 새벽을 알리는 정유년 붉은 닭의 힘찬 울음과 함께 제주농업에도 ‘농가소득 5000만원 시대’가 하루 빨리 찾아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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