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기존의 대중교통체계를 전면 개편, 올해 8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이번 개편안은 ‘빠르고 안전하며 편리한 이용자 중심의 대중교통체계 구축’이 기본 방향이다.

이를 위해 도내 전 지역 시내버스화와 급행버스를 신설하고, 간·지선 노선체계 전면 개편 및 환승센터 4개소와 환승정류장 20개소 구축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와 함께 대중교통 요금체계 개편 및 민영버스 준공영제 도입 등에도 박차를 기해 나가기로 했다.

그러나 개편 내용을 보면 장애인과 노약자 등 교통약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15일 주최한 ‘대중교통체계 간담회’에서도 이 같은 의견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이날 고현수 장애인인권포럼 대표는 “대중교통체계 개편안이라고 하는데 ‘대중’에는 장애인이 빠져있다”고 꼬집었다. 교통약자와 관련된 내용은 고작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블럭 설치만 눈에 띈다는 것이다.

고영완 제주장애인연맹 부회장도 쓴소리를 내뱉었다. “현행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에 따르면 신규로 교체하는 버스의 경우 50% 이상을 저상버스로 교체해야 한다. 하지만 개편안을 들여다 보면 신규 교체 버스 258대 가운데 저상버스는 14%에 불과한 36대뿐”이라고 비판했다. 이밖에 관광지 순환노선과 관련 막대한 세금을 들여가며 민간 사업장이 포함된 노선을 신설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교통약자에 대한 배려는 큰 틀에서 이뤄져야지, 나중에 보완하는 쪽으로 가서는 결코 안 된다. 간담회에서 나온 지적들을 적극 수렴해 이번 개편안에 대폭 반영시키길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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