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자격 요건 놓고 설전
고소·고발 등 난무 ‘내홍’
포제 연기 등 행사도 차질

청보리 물결이 넘실대는 제주도의 부속 섬 가파도에서 이장 선거 문제 등으로 촉발된 주민 간 갈등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특히 이장 공석이 장기화 하는가 하면 지역의 대표적 축제인 청보리 축제에까지 불똥이 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1일 서귀포시 등에 따르면 가파리는 지난 1월 31일자로 이장 임기가 끝난 후 차기 이장을 선출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이장 선거에 4명이 출마했으나 각 후보를 지지하는 주민 간 선거 자격 요건 등을 놓고 갈등이 빚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지난 2월부터 현재까지 마을 선거관리위원회 조차 구성하지 못하면서 이장 선거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민 간 고소·고발과 폭로전이 난무하는 등 심각한 내홍을 겪으면서 가파도 청보리 축제도 축소 운영되고 있다.

실제 지난 8일부터 5월 7일까지 한 달간 열리는 가파도 청보리 축제가 올해는 별다른 프로그램 없이 진행되고 있다.

또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포제도 열리지 못하는 등 가파리가 위기에 놓이면서 마을 공동체의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정읍은 마을의 자체적인 이장 선거가 어려울 경우 공모를 통해 이장을 선출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마을 선거관리위원회를 다시 구성해 총회를 열고 이장을 선출하도록 주민을 설득하는 작업을 우선적으로 하고 있다.

이윤명 대정읍장은 “공모를 통해 이장을 선출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게 마을 자체적으로 선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이장이 선출되면 갈등도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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