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상점 총기강도·경찰과 총격전 입카이푼, 암으로 사망

▲ 홍콩 갱두목 입카이푼 [빈과일보 캡처]

1980년대 홍콩에서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채  보석가게를 여러차례 털어 '도둑왕(賊王)'이라는 악명을 가진 갱 두목 입카이푼(葉繼歡·55)이 복영 중 병사했다고 현지 언론이 20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무기 소지와 탈옥 등 혐의로 징역 36년 형을 선고받고 스탠리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던 입카이푼이 지난 19일 병원에서 암으로 사망했다.

1961년 중국 광둥(廣東)성 하이펑(海豊)에서 출생한 입카이푼은 17세 때 홍콩으로 건너와 중국 본토 출신으로 구성된 갱단을 조직한 뒤 AK-47 자동소총을 이용해 까우룽(九龍) 지역 귀금속가게를 털었다.

입카이푼이 10여 년 간 훔친 물건의 가치는 약 2천만 홍콩달러(29억 원)에 달했다.

입카이푼은 1985년 경찰에 체포돼 16년형을 선고받았으나 1989년 복통으로 가장해 병원으로 이송돼 경찰을 속인 뒤 민간 차량을 강탈해 달아났다.

그는 탈옥 후에도 무장 강도질을 했으며 1991년 갱단을 이끌고 귀금속점을 털다 출동한 경찰과 쿤통(觀塘) 거리에서 총격전을 벌인 뒤 달아나기도 했다.

1993년에는 네이선 로드에서 행인이 입카이푼 갱단의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입카이푼은 1996년 체포돼 징역 41년 형을 선고받은 뒤 36년 형으로 감형됐다.

그는 체포 당시 척추에 총을 맞았으며 이 때문에 휠체어 신세를 져야 했다.

2004년 기독교 신앙을 갖게 된 입카이푼은 2010년 자필 참회록에서 "나는 과거 행위에 대해 분명하게 뉘우치고 있다"며 내 가족이 나 때문에 곤란을 겪었으며 사회도 고통을 당했다"고 회개했다.

입카이푼은 복역 중 암이 발병했으며 지난 1일 증세가 악화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제소자 인권을 위한 입카이푼의 투쟁을 15년간 지원한 렁이충(梁耀忠) 입법회의원(국회의원격)은 입카이푼이 동료 재소자를 많이 돌본 사랑스럽고 낙관적인 사람이었다며 온종일 기침하는 동료를 위해 자신과 함께 재소자에게 온수 제공을 금지한 규정을 바꾸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입카이푼의 무장강도 행위는 1990년대 영화 '더킹오브로버리(The King of Robbery·悍匪)'와 지난 9일 제36회 홍콩 금상장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과 최우수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5개 부문을 휩쓴 '트리비사(Trivisa·樹大招風)'의 소재가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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