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의 로비에 굴복한 심사결과를 납득할 수 없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하민철)가 지난 21일 한진그룹 계열 한국공항㈜에 대해 허용한 지하수 증산 결정을 내리자 제주시민단체연대회의가 즉각 내놓은 규탄 성명이다.

이날 환도위는 월 3000t(1일 100t)인 지하수 취수량을 월 4500t(1일 150t)으로 늘려달라는 ‘한국공항 지하수 개발·이용 변경허가 동의안’을 심사, 1일 취수량을 20t 줄인 130t으로 수정·가결했다 이로써 1993년 ‘1일 100t'으로 결정된 이후 24년간 흔들리지 않던 대기업에 대한 공수화 원칙이 무너질 상황에 처한 것이다.

24년간 ‘선배’들이 지켜온 증량 불가를 통한 지하수 공수화 원칙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려버린 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 그리고 제주의 지하수는 ‘섬’의 생명수임을 모르지 않을 텐데, 반대의 목소리가 들렸을 텐데 눈을 감고 귀를 닫고 증산을 허용한 배경이 못내 궁금하다.

증산 허용으로 제주가 얻는 것은 크게 없다. 제주의 물만 하루 30t씩 대기업의 배불리기를 위해 사라질 뿐이다. 김용철 회계사는 지하수 1일 150t 증산을 허용했던 제주도지하수관리위원회 결정과 관련, 회계학적으로 계산한 가치가 6730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런데 도의회 환도위는 아무조건 없이 허용해줬다. 무엇을 위한 결정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누구를 위한 도의회인지도 물어야겠다.

이번 결정으로 득을 보는 쪽은 ‘물장수’ 대기업 한진그룹이다. 대기업 한진그룹에 대한 제주도의회의 ‘굴복’이라는 시민단체연대회의 지적이 아주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연대회의의 ‘희망’처럼 신관홍 도의회 의장을 믿는 수밖에 없다. 연대회의는 환도위 의원들에 대해선 “민의를 대변하지 못해 정치인의 역할을 기대할 수 없다”면서 “신관홍 의장은 도의회 수장으로서 제주도의 공공재를 끝까지 사수하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당부했다.

‘최후의 보루’ 신 의장의 ‘용단’을 촉구한다. 선례가 없는 것도 아니다. 제9대 도의회 하반기 박희수 의장은 2013년 2월 당시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하민철)를 통과해 본회의에 상정 예정이었던 한국공항 지하수 120t 증산 동의안을 직권으로 상정·보류 한 바 있다. 신 의장도이 ‘공수화 원칙’을 지킨 도의장으로 기록되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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