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살충제 계란’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제주지역 계란은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조류 인플루엔자(AI)로 마음을 졸였던 양계농가와 도내 제빵업계는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제주도는 ‘살충제 계란’ 파문이 일자 지난 15일 도내 산란계 농가 30곳(친환경인증 23곳, 일반 7곳)에 대해 살충제 사용 여부 등과 관련 전수 검사를 벌였다. 그 결과 모두 적합한 것으로 판명됐다고 16일 공식 발표했다.

이번 전수 검사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친환경농가 23곳을, 일반 농가 7곳은 제주도 동물위생시험소가 맡아 진행했다. 농가별로 각각 30개의 계란을 수거해 잔류물질 검사를 벌인 결과, 다른 지역에서 검출돼 문제가 되고 있는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 등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제주자치도는 검사 결과가 모두 ‘적합’으로 나옴에 따라 검사기관의 증명서를 발급해 계란 유통을 허용키로 했다. 도교육청 또한 16일 하루 금지됐던 계란 급식을 17일부터 정상화시켰다. 도는 앞으로 안전한 제주산 계란의 생산 및 공급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피프로닐 등 살충제 잔류검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산란계 사육농가에 대한 교육도 꾸준히 시행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한 양계농가 관계자는 “AI 사태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살충제 파문이 더해지면서 충격이 매우 컸던 게 사실”이라며 “안전성 검사에서 적격 판단이 나와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주시하던 도내 제빵업계도 안도하고 있다. 주 재료인 계란을 사용할 수 없을 경우 제빵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했었기 때문이다.

한편 ‘살충제 계란’이 전국 25곳 농장에서 추가로 발견되어 17일 현재 문제 농장은 총 31곳으로 늘었다. 특히 31곳 부적합 농장 중 친환경 무항생제 농장이 27곳으로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살충제 계란’ 파문은 정부 당국의 관리 허술에다 과잉 생산에만 혈안이 된 인간의 욕심이 더해져 촉발된 명백한 ‘인재(人災)’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