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조수입에서 시설농업의 비중은 이미 40%대를 넘어서고 있는 등 최근 제주농업은 시설농업이 견인하고 있다. 제주에서 시설농업은 자연재해로부터 보호하면서 안전하게 경영할 수 있어 그 비중이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설농업은 과다한 비, 바람, 서리 등으로부터 보호해 고품질 생산 목적도 있지만, 시설 내 온도환경 조절로 작물 수확기를 다르게 하여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근본적인 목적이 있다.

시설농업의 난방에는 주로 화석연료가 사용된다. 화석연료 비용은 시설망고, 시설감귤인 경우에 전체 경영비의 60% 정도를 점유해 큰 부담으로 작용되고 있다. 농업기술원에서는 한낮에 하우스의 열을 빗물 저장탱크에 저장했다가 야간 난방에 활용하는 기술을 보급하고 있다. 특히, 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발전소 온배수 열 활용기술은 대한민국 6대 에너지 신산업에 선정돼 활용되고 있는 등 자연에너지 활용기술 분야에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가장 추운 2월의 제주연안 해수면 평균온도는 15℃ 정도로, 다른 지역 바닷물 온도보다 높아 열에너지를 활용하기에 유리해 이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지열 활용 기술은 지하 2~3m 지점에 수백 m의 열교환 파이프를 묻어 겨울철 13℃ 내외 온도에서 열을 회수하는 반면에, 제주연안 바닷물 열을 활용하면 이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효율성은 더 높일 수 있다.

최근에 새로 개발된 히트펌프는 장치 내에 바닷물을 직접 인입할 수 있도록 개선되어 별도의 온·냉수 저장 탱크 없이 바닷물 열을 온풍·냉풍으로 변환시켜 온실에 바로 이용하는 간편한 시스템으로 화석연료의 30% 내외 저렴한 비용으로 운영이 가능하다. 따라서 바닷물 인입이 가능한 지역, 바닷물 지하수 활용 가능 지역, 양식장 주변 등에서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또한 이 시스템을 앞으로 신설되는 제2공항 등 바닷가 인근 건물 냉·난방에 적용하면 신재생에너지 활용으로 획기적인 냉·난방 절감이 가능하다.

대부분 식물들은 일정기간 저온을 경과해야 꽃눈 분화가 일어나므로, 히트펌프를 활용하면 망고인 경우 8월 하순~9월 중순에 야간 하우스온도를 12~13℃ 정도로 일정기간 냉방 처리를 하여 11월 개화, 가격이 높은 2~3월에 수확할 수 있다.

<제주도농업기술원 감귤아열대연구과 허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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