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농가경영주 고령화 대책 마련
농축산업 ‘발전·안전성’ 두 마리 토끼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의 사전적 의미는 ‘농사짓는 일을 하는 것이 천하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큰 근본’ 즉, 농사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담겨있는 의미를 되새겨보면 농사는 24절기 즉, 기후의 변화는 물론 봄·여름·가을·겨울이라는 계절의 변화를 알아야 하므로 소위 천문학이라는 학문의 발달을 전제로 하는 것이었다.

봄에 씨를 뿌리는 것은 만물이 생겨남에 화합하는 것이고 여름에 잘 가꾸어 자라게 하는 것은 생명을 사랑하는 기쁨이다. 가을에 거둬들이는 것은 휴식을 준비하는 것이고 겨울엔 감사하며 또 다른 생명을 잉태하게 된다. 심은 만큼 거두게 해 천지(天地)의 진리(眞理)를 깨닫게 하려는 우리 조상의 지혜가 가득 담겨진 글이 ‘농자천하지대본’이다.

제주는 2016년 기준 65세 이상 농가 경영주 비율이 46.3%로 고령화가 급진전되면서 농작업 인력과 복지문제가 선순위 당면 문제로 대두됐다. 이에 제주특별자치도는 인력난 해소를 위해 다양한 농기계 보급을 확대하는 동시에 도시 유휴인력 등을 농촌으로 돌리기 위해 농협과 협업으로 ‘국민수확단’이라는 인력지원단을 지원하고 있다.

농업인들의 농업경영자금 조달 부담 해소를 위해 운전자금 상환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조정하는 등 지역농어촌진흥기금 융자제도를 개선했다. 특히 여성농업인 행복바우처 지원 대상을 만 65세 미만에서 만 70세 미만으로, 전업여성농업인에서 여성농업인으로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지난 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복지서비스 확대와 농업인 가치 중시 및 삶의 질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정책들을 발굴해 나갈 예정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호우 등 농업환경이 변하고 농업재해 발생 빈도가 증가함에 따라 농가부담을 낮춰 감귤·콩·감자·양배추 등 농작물재해보험 가입을 확대하겠다. 항구적인 가뭄피해 예방을 위해 2024년까지 1447억원이 투자되는 도 전역 농업용수 광역화 사업에 대한 기초조사에 착수하는 등 농가소득 안정화 노력도 하고 있다.

지난 8월 계란 살충제 파동 이후 더욱 높아진 안전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에 맞춰 우수농산물(GAP)생산기지 구축은 물론, 축산물에 대한 HACCP시설 확대와 건강한 먹거리 공급을 위한 동물 복지형 산란계 사육시설도 단계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제주의 생명산업인 감귤은 지난해 처음으로 산지에서 가격결정권을 갖는 ‘산지전자경매’ 제도 도입과 강제착색 근절 등 유통혁신을 통해 최대 조수입(9114억원)을 경신한 바 있다. 앞으로도 40년 이상 노령화된 감귤원 중심의 품종갱신 및 과원 정비와 타이벡 피복재배 등 고품질 생산기술을 투입, 소비자 중심의 맛있는 감귤 생산에 주력해 나갈 계획이다.

월동채소는 생산농가와 농협·행정이 협업으로 생산·유통관측시스템을 시범 도입, 주산지별로 사전 수급조절을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 농업인 스스로 자강(自强)을 통한 소득안전망을 확충할 수 있도록 하겠다.

올해 6월 도내 최초로 발생했던 고병원성 AI를 계기로 도내에서 병아리를 자급할 수 있는 종계장(種鷄場)을 확충하고, 동물위생시험소에 가축 검역팀을 신설해 제주항에 전진 배치함으로써 독자적인 방역체계 구축을 위한 국경검역 수준의 차단방역을 강화하게 된다.

축산악취와 가축분뇨 무단배출은 철저한 조사를 통해 유발자에게는 강력한 패널티 부과, 성실한 양돈 농가에는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등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미래형 축산업을 육성함으로써 청정제주의 가치를 보호해 나가겠다.

올해도 2개월 남짓 남았다. 도민들께 약속했던 사업들을 착실히 마무리함과 동시에 일부 미진했던 정책들은 반면교사로 삼고, 문재인 정부의 농정방향과 연계한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서는 새로운 시작이 필요한 시점이다. 황금개띠해인 무술년, 2018년에는 농업인에게는 행복과, 도민에게는 희망을 주는 창의농정 실현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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