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현대인 사회생활 불확실성 두려움 덜어줘
평안·위로 주고 삶의방향 바꾸는 메시지 전달도
선한 영향력으로 각박한 세상 윤활유 역할 기대

▲ 현대인들이 종교를 믿는 이유

최근 사이비종교를 소재로 한 TV드라마가 화제였다. 그간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사이비종교의 실체를 보여주면서 연일 이슈가 됐다. 그런데 많은 시청자들이 이 드라마를 보면서 갖는 공통적인 생각은 ‘도대체 왜 사이비종교에 빠질까’ 하는 것이다.

우리는 왜 종교를 믿는 것일까. 인간이 종교를 믿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근저에는 불확실성, 즉 두려움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말한다.

원시시대에는 자연 재해에 대한 두려움, 현대사회는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으로 종교를 믿고 의지한다. 또한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슬픔과 아픔, 특히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에 대해 위로받고자 교회와 절을 찾는다.

그러나 요즘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망가져가는 종교의 모습을 많이 보게 된다. 진리를 따라 영성을 갈고 닦는 것이 아닌 개인적 욕망을 채우기 위해 종교를 믿기 때문일 것이다.

 

▲ 종교란, 신앙을 통해 ‘삶의 방향’을 바꾸는 것

종교의 사전적 정의는 신앙 체계를 통해 규정된 믿음을 공유하는 이들로 이루어진 신앙 공동체를 말한다. 하지만 사전적 정의로만 종교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종교란 무엇인가.

20세기 가장 위대한 철학자로 손꼽히는 비트겐슈타인(L.Wittgenstein, 1889-1951)은 ‘모든 훌륭한 가르침은 아무 소용없다. 중요한 것은 삶이 바뀌어야 한다’라고 종교에 대해 정의했다.

즉, 삶의 방향전환은 ‘지식’이 아닌 ‘신앙’을 통해서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종교의 본질이자 임무는 신앙을 통해 ‘삶의 방향’을 바꾸게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본지는 종교면을 신설해 점점 더 각박해져 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독자들에게 평안과 위로를 주는 동시에 ‘삶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 제주도민은 불교를 가장 많이 믿어

우리나라 국민은 절반이상이 종교가 없고, 종교가 있는 국민은 기독교를 가장 많이 믿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인구주택 총 조사’의 종교 유형별 인구조사에 따르면, 종교가 없는 국민은 56.1%(2749만명), 종교가 있는 국민은 43.9%(2155만명)였다.

종교가 있는 국민 중 기독교는 19.7%(967만명)로 가장 많았고, 이어 불교 15.5%(761만명), 천주교 7.9%(389만명), 기타 0.8%(36만명) 순이었다.

반면 제주도는 다른 지역과 다른 종교적 특징을 보여준다. 불교의 비중이 23.4%로 전국 평균보다 훨씬 높다. 기독교(10.0%), 천주교(7.9%), 기타(0.7%) 종교 인구의 수를 합한 비중보다도 높다.

이는 제주만의 독특한 지역적 특징이 반영된 결과로, 사찰 수 보다 교회의 수가 더 많은 제주에서 불교의 비중이 높은 것은 예부터 이어온 무속 토속종교가 지금도 많은 제주도민들의 삶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 제주종교의 시작, 지리적 영향으로 토속신앙 발전

제주도는 섬이라는 환경으로 인해 다른 지역과 구별되는 많은 문화적 특징들이 있다. 종교도 마찬가지다.

탐라국 시대부터 제주도에서 가장 중요한 신앙의 대상은 한라산신과 바다의 용왕이었다. 척박한 화산섬이라는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자연재해를 막고 생업활동을 안전하게 해달라고 빌었다.

제주 전통 무당인 심방을 불러 굿을 하고 마을 공동체 제의에 참여하는 등 토속신앙이 지배적이었던 제주 지역에 고려 후기 불교가 새롭게 들어왔다. 이미 4세기경 한국에 들어온 불교가 12세기가 돼서야 제주도에 유입된 것은 육지와 멀리 떨어진 지형의 영향일 것이다.

제주의 불교신앙은 토속신앙과 함께 민간에서 계속 이어져 오다가 유교를 바탕으로 세워진 조선시대 들어서면서 억불숭유정책으로 인해 약화되었다.

 

▲ 해방이후 제주종교, 제도종교로 위주로 지형 변화

1899년과 1908년에 각각 제주에 유입된 천주교와 기독교는 기존 토속신앙의 의례들을 강력히 부정했다.

전통적인 관습과 사고방식을 포기하고 새로운 세계관을 받아들일 것을 강력히 권장하면서 주민들과의 갈등은 더 커져갔고, 대규모 민중봉기로 이어졌다. 이재수의 난으로 불리는 신축민란이 대표적으로 이로 인해 교세를 확대해 나가지 못했다.

한편 해방이후 제주도의 종교는 불교, 기독교, 천주교 세 종교가 가장 많은 신도를 확보하게 된다. 특히 새마을운동이 시작된 1970년대에는 빠른 경제성장과 더불어 미신 타파 정책으로 인해 토속신앙들은 점차 사라지게 되면서 제도종교 위주로 재편된다.

 

▲ 제주매일 종교면 신설, 선한영향력을 기대해요

그동안 종교계는 몇몇 종교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행태들로 인해 부정적인 부분이 많이 비춰졌고 그로인해 종교에 대한 반발심이 커진 것이 사실이다.

취재하며 만나본 많은 종교인들과 다수의 도민들은 본지의 종교면을 통해 종교가 가지고 있는 본래의 순기능이 회복되길 바란다며 “종교가 가지고 있는 선한 영향력이 점점 각박해져 가고 있는 이 제주 땅에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해주길 기대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일방적인 정보 전달이 아닌 독자들의 신앙과 관련된 기고 등 여러분들의 이야기로 지면을 채워 나가려고 하니 많은 참여 또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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