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주차료에 ‘도민할인’도 없어
버스우선차로도 실효성 의문
추석 연휴 활주로 사고로 회항사태

제주공항 아무런 안내방송도 안해
이용객들 정신적·시간적 피해
발생한 사태에 대한 ‘사과’도 필요

 

대한온열의학회 회장도 맡고 전국적 규모의 여러 단체에서 활동하다보니 육지에 올라갈 일이 많다. 그리고 친구들도 관광차 오고 단체 관련자들도 회의 등으로 내도하는 일들이 많아 공항에 자주 가게 된다.

몇 년전부터 제주공항 주차장이 붐벼서 집에서 시내까지 차를 타고 와선 세워놓고 택시로 공항을 오가고 있다. 그래도 요즘은 주차장 건물이 세워지고 중국인들이 많이 오지 않아서 주차는 쉬워졌으나 주차비가 올라서 과거처럼 장기주차를 할 수가 없다.

주차 문제가 도민으로서는 매우 불편해 진 것이다. 그렇다고 공항공사는, 작은 관광지에도 있는 ‘도민 할인’도 제공하지 않는다.

그리고 주차장 건물 공사에도 거의 1년이나 걸렸다. 공사하면서 무슨 일인지 과거 렌트카 주차장 사용을 제한하고 렌트카 승하차 시설 공사를 동시에 하면서 주차 규모가 반으로 줄어버렸다. 공항의 최대 소비자인 도민 입장에서 보면 빨리 끝나는 승하차 공사부터 하고 주차장 건물 공사를 순차적으로 했어야 했다. 그러면 도민 불편이 최소화됐을 것이다.

공기(工期)도 가능한 단축해야 한다. 건축업을 하는 지인은 주차장 건물의 경우 3개월, 승하차 공사는 보름 공사이면 충분한데 왜 그리 천천히 하는 줄 모르겠다고 했다.

요즘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따라 버스우선차로가 공항 입구 도로에 만들어졌다. 매우 짧은 진입로인데 이 차로가 만들어지면서 더 복잡해졌다. 짧은 진입로에 막대한 예산을 들여 꼭 버스우선차로를 만들어야 했는지 잘 모르겠다.

갈 때마다 보면 버스차로는 항상 비워져 있고 일반 노선만 차가 가득이다. 그리고 신호등도 버스 신호등과 일반 신호등이 같이 작동하므로 초행길의 관광객이나, 익숙하지 않은 도민들도 실수하여 사고 날 가능성이 높다.

1㎞ 정도의 진입로를 이렇게 한다고 하여 과연 교통체증으로 지체됐던 관광버스의 공항 접근시간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까. 공항 소비자인 도민들은 세금은 세금대로 내고 불편은 불편대로 겪는 셈이다.

추석 전에 아들이 서울에서 내려와 공항에 나갔다. 그런데 승객들이 전혀 나오지 않고 전광판에 비행기들이 회항한다는 표시만 들어왔다. 비행기 사고가 난 줄 알고 정말 놀랐다.

공항에선 아무런 안내 방송을 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걱정도 되고 궁금도 하여 게이트 앞에서 안내하는 아저씨들에게 몰려가서 물었다. 대답을 듣고 모두들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활주로에서 제주항공 비행기 타이어가 펑크 나서 비행기들이 착륙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언제 쯤 고쳐지냐”고 물으니 “잘 모른다”면서 “대부분 비행기가 돌아가고 있으므로 일단 집에 가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공항을 나오는데도 이러한 상황을 모르는 관광객들은 뛰어 길을 건너며 공항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택시기사들도 마찬가지였다. 비행기가 착륙하지 못하는 사실을 모른 채 손님을 태우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집에 도착하니 아들에게서 “제주공항에 내렸다”는 전화가 왔다. 그냥 공항에서 기다렸다가 가지고 간 차로 아들을 태워왔으면 서로 편하고 택시 값도 절약할 수 있었다.

나중에 알아보니 관제탑 실수로 발생한 사고였다. 신문 보도엔 사고 이후 관제사가 조종사에게 죄송하다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공항에서 이용객들에게 죄송하다고 했다는 보도는 없었다. 잘못을 하지 않으면 좋겠지만, 잘못을 했더라면 최소한 ‘죄송하다’는 말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사고 발생 즉시 공항을 찾은 일반인들에게 사실을 알리고 사후 계획 등을 방송해야 한다. 그래야 비행기를 타고 하늘에 떠 있는 아들을 가진 아버지는 걱정을 덜고, 급한 생업 등이 있는 사람들은 나름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날 공항에서 나올 때까지 아무런 안내방송이 없어 전체 공항 이용객들이 정신적·시간적 피해를 입었다. 국제자유도시라는 제주의 국제공항에서 이 모양이다.

사고가 발생했으면 개선 조치도 뒤따라야 하는데 아무런 대책 발표도 없이 인원이 부족하여 일어났다고만 한다. 지역의 관문인 제주국제공항의 미숙하고 어설픈 모습이 관광제주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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