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가르침으로 바뀌는 인생
심각한 우울증 시기 ‘경험’
아프고 힘든 것도 살아있다는 증거

1%의 행복을 찾고 새 삶 시작
방법은 유머 읽고 공유하기
웃음으로 여유와 또 다른 웃음 생겨

 

“지금 미술시간에는 여러분이 좋아하는 반찬을 그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저기에서 고기반찬·햄·오징어를 그리는 데 한 아이는 도화지 전체에 까맣게 칠을 하고 있었다. 그것을 본 선생님은 다짜고짜 “아니, 장난치고 있느냐”며 다그쳤다. 아이는 시무룩하게 “제가 좋아하는 반찬은 김이란 말이에요.”라고 답했다. 아이는 그날 이후로 미술 시간이 싫어졌다.

어느새 학년이 바뀌고 미술 선생님도 바뀌었다.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린 날 새 미술 선생님은 “여러분 밖에 눈이 아주 많이 내리고 있네요. 오늘은 눈 내린 밖의 경치를 그려볼까요?” 다른 아이들은 그리기 시작하는데 미술 시간이 싫은 이 아이는 도화지만 쳐다보고는 시작도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선생님은 가까이 다가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어머나 너는 어쩌면 온통 눈으로 덮인 풍경을 이렇게도 잘 그렸니?” 아이는 그 이후로 미술 시간이 기다려졌다.

아이는 미대를 갔고 지금은 교사가 되어 학생들에게 미술뿐만 아니라 자신감과 희망까지 전하고 있다. 선생님의 칭찬과 가르침이 그만큼 중요하다.

내게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지금은 세상 누구보다 행복한 마음으로 스스로와 세상을 사랑하고 있지만 한때 지독한 우울증을 앓으며 죽음까지도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매일 처지를 비관하며 술에 취해 살던 어느 날 우연히 ‘행복’을 주제로 한 강연장에서 한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지금의 나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때 선생님은 “사람이 아프고 힘든 것도 살아있다는 증거이니 살아있다는 자체만도 감사해야 한다”고 하면서 “1%의 행복을 찾아보라”고 권했다. 며칠 동안 ‘나의 1%의 행복은 무엇일까?’ 생각에 생각을 반복하다 잠이 깬 어느 새벽에 5살짜리 아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엄마가 우울증으로 잘 돌보지 않다보니 이불도 제대로 덮지 못하고 모자도 쓴 채 아무렇게나 잠들어 있었다.

그 모습에 눈물이 핑 돌았다. 나의 행복은 아들이라는 걸 잊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부터 우울증 극복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결론’은 서점에서 유머 책을 잔뜩 사다가 읽는 것이었다. 그러다 유독 와 닿는 유머가 있었다.

어떤 남자가 자살을 하려고 사람들에게 물었다. “뭘 먹어야 실패 않고 바로 죽을 수 있나요?”/ “쥐약을 먹으면 100% 직방입니다.”/ 남자는 약국으로 달려갔다. “약사님, 쥐약 주세요.”/ “어쩌나? 쥐약은 없고 이게 있는데” 약사가 내놓은 건 쥐생포용 끈끈이였다./ 유머 밑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사람이 끈끈이로 죽을 수 없습니다. 용기 내고 사시기 바랍니다.”

쥐약을 구하지 못한 남자는 다른 약국으로 갔다. 그 약국엔 약사인 아버지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어린 아들이 있었다. 남자는 급한 마음에 아이한테 물었다. “꼬마야, 쥐약 있니?”/ 그러자 아이가 심각한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왜요? 쥐가 어디가 아픈가요?”

이걸 보고선 한참을 웃었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맞아! 누군가 죽고 싶다가도 이런 글을 보면 마음을 고쳐먹을 수 있겠다. 혼자 웃을 게 아니라 남도 웃게 하자.”

그날부터 서점에 나와 있는 온갖 유머 책을 읽고 재미있는 것들은 골라 A4 용지에 옮겨 담은 뒤 “안녕하세요? 많이 웃으세요!”를 외치며 하루에 180장씩 140일 동안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나눠 주었다. 좋아서 한 일이었기에 힘든 줄도 몰랐다.

이 이야기가 모 신문을 시작으로, 라디오·TV·잡지 등에서 화제로 다뤄졌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어느새 20년째 강의를 하고 있다. 누군가 말했다. 행운은 노력이 기회를 만났을 때 온다고.

어렵고 힘든 때일수록 웃음을 잃지 말아야 한다. 웃음으로써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웃음이 또 다른 웃음을 낳는다. 쫓겨서 두려워하는 자에게는 여유가 생겨나지 않는다. 어떤 위기에 놓여있더라도 그 상황에서 한 걸음 물러나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글귀 ‘내가 꿈을 이루면 나는 다시 누군가의 꿈이 된다.’는 말처럼 이 글이 누군가의 희망이 되고 기쁨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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