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클럽·팬덤 파워 막강
잘 나가는 기업에도 팬클럽 형성
그들만의 문화 구축 브랜드로 발전

제주도 ‘제주다움’ 없어
독특한 콘셉트 모아 브랜드화 해야
제주만의 경쟁력 갖추는 길

 

팬클럽·팬덤하면 일반적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아이돌일 것이다. 팬덤(fandom)은 광신자를 뜻하는 퍼내틱(fanatic)과 영지·나라를 뜻하는 접미사 덤(dom)의 합성어로 특정한 인물이나 분야를 열정적으로 좋아하거나 몰입하여 그 속에 빠져드는 사람을 가리키는 용어다. 아이돌의 팬덤 파워는 콘서트·음반시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최근 11년만에 열린 나훈아 콘서트는 7분 만에 3만장의 콘서트티켓이 완판 됐을 정도로 막강한 팬덤의 위상을 과시했다.

이들 팬클럽은 새로운 음원이 발표되면 자발적으로 멜론·네이버뮤직 등의 온라인 음원 사이트에서 1위를 만들기 위해 스트리밍 방법을 공유하며, 여러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홍보에 열을 올린다. 콘서트 예매가 시작되면 1초만에 티켓이 팔리고, 음반은 팀별 가수별로, 각 나라별 버전까지 구입하기 위해 열을 올린다.

뿐만 아니라 아이돌의 얼굴이 들어간 상품인 ‘굿즈’들을 구입하는데 아까워하지 않는다. 아이돌들의 활동을 사진으로, 영상으로 찍어서 SNS상에 다양하게 인증하여 홍보한다. 온라인상 루머나 부정적인 글들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도 한다. 그래서 아이돌이 데뷔하기 전부터 기획사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바로 팬클럽의 형성이다.

사람에 대해서 뿐 아니라 이제는 기업에 대한 팬클럽들이 형성되어 기업의 발전을 이뤄내고 있다. 애플의 생태계에 익숙해 있는 애플마니아들은 새로운 아이폰이 발매될 때마다 오프라인 매장에 밤새 줄을 서며 커뮤니티를 형성하여 제품 사용법 등을 서로 공유한다. 또한 회사에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더 나은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역할까지 한다.

‘대륙의 실수’라 불리며 가성비하면 떠오르는 샤오미의 경우는 미펀이라는 팬클럽이 있다. 이들은 샤오미의 모바일 플랫폼을 개선하여 업데이트 버전까지 개발해줄 정도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팬덤이다.

우리나라 배달문화를 이끌고 있는 배달의 민족도 배짱이라는 팬클럽을 통해서 고객의 니즈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하여 서비스의 개선 혹은 제품을 만들어내며 적극적인 고객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이들 배짱이들은 단순 소비형태의 팬클럽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어 배달의 민족의 ‘배민다움’이라는 문화에 깊이 공유하는 이들로 구성되어 있다.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이들 회사의 특징은 애플다움·배민다움 등의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만의 문화에 공감하는 고객들과 공유하고, 그들을 통해서 자신들의 브랜드를 확장시키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다수 기업은 새로운 제품이나 고사양의 품질 만들기에 중점을 두어왔고, 지자체들은 행사를 통해 지역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제 혁신적이라 불리던 아이폰이나 삼성의 갤럭시 폰의 품질차이는 크지 않으며, 각 지자체들의 축제나 행사 또한 사람들에게는 차이점을 느끼지 못한다.

이제 사람들은 특유의 문화를 가지고 있는 브랜드에 열광하고, 그 브랜드에 동참하려 한다. 이들은 어떤 대가를 바라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활동한다. 그러한 활동상은 그 브랜드에 대한 관심 없던 이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그러한 문화에 동참하도록 만들어준다.

제주도는 그동안 올레길이라는 상품을 통해 전국에 둘레길, 걷기 좋은 길 등에 대한 열풍을 불러왔다. 하지만 아직 제주도는 제주하면 떠오르는 제주다움의 브랜드를 가지고 있지 않다.

제주도는 우리나라의 다른 지역보다 분명 ‘다름’을 가지고 있다. 동남아나 유럽의 어느 도시를 연상시키기도 하고, 올레길을 걷다보면 세계적인 명소에서 바라보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전기차 보급률을 보면 자연친화적, 슬로우 시티로서의 모습도 갖추고 있다.

제주도만의 강점들을 모아 이제 하나의 콘셉트 브랜드를 갖춰서 제주도만의 ‘제주다움’이 필요한 때다. 사드로 인하여 중국인 유커들의 관광이 줄어서 제주도에 직격탄이 됐다. 다시 중국인들의 관광이 재개되는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앞으로 이러한 일들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전 세계인들이 찾아올 수 있는, 제주만의 경쟁력인 제주다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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