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제주의 멋이자 국제경쟁력
다양한 관광콘텐츠 제작 적극 전달

최근 쟝 뱅상 플라세(Jean-Vincent Place) 전(前) 프랑스 국가개혁담당 장관과 미팅 기회가 있었다. 플라세 전 장관은 제주관광 콘텐츠를 먼 유럽까지 알리기 위한 우선 과제로 ‘제주다움’을 강조했다.

고급 리조트와 골프장, 쇼핑과 위락시설, MICE 인프라로 무장한 유명한 관광지는 무수히 많기 때문에 제주는 해녀와 돌담 등 고유문화를 활용해서 마케팅 할 때, 유럽뿐 아니라 미주 등 세계 각지에서 제주를 찾을 것이라는 조언이다. 인문학자 중심으로 해녀나 돌담·돌하르방 등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 현실이기에, 우리는 자연과 문화유산을 스토리로 풀어 다양한 관광콘텐츠를 생산해야 한다.

쟝 전 장관이 말한 ‘제주다움’이야말로 진정한 제주의 멋이며, 글로벌 경쟁환경 속에서 제주가 세계무대에 설 수 있는 경쟁우위 요소일 것이다. 결국, 제주다움을 꽃피우기 위해서는 관광객의 관심과 흥미를 끌어낼 스토리가 필요하며, 우리는 스토리텔링 마케팅에 관심과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생각건대 이야기, 즉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가장 대표적인 관광마케팅 사례는 ‘파워스팟’이 아닐까 싶다. 통상적으로 파워스팟이라 함은 ‘행운을 주는 힘(氣)이 넘치는 장소, 혹은 좋은 기운을 얻는 곳’으로 인식된다.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전형적인 스토리텔링 마케팅으로, 파워스팟은 특히 일본에서 인기가 있어 보인다. 건강운·연애운 등 성스러운 기운을 얻는 파워스팟 명소기행은 도쿄·오사카·오키나와 등 곳곳마다 있다.

특히 인터넷을 검색해도 대부분 일본지역이 소개되는 것을 보면 그만큼 일본은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활발하다는 증거라 하겠다. 파워스팟을 즐겨 찾는 것은 일본 고유의 문화 혹은 종교의식에서 온 것일 수도 있겠으나, 개인적으로 생각하더라도 일본은 아기자기한 스토리를 잘 만들기는 한다.

그럼 제주로 장소를 바꿔보자. 제주에 대한 스토리 중 관광객 입장에서자주 듣는 것은 ‘돌하르방 코를 만지면 아들을 낳는다.’는 얘기일 것이다. 하지만 어느 장소에 있는 돌하르방인지 구체적이지 않다.

또한 도민들조차도 자주 걷는 ‘사려니숲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보인다. 단순하게 풍광이 좋아서, 혹은 걷는 길 자체가 어렵지 않아서 걷는 것은 아닐까? 필자가 자주 사용하는 국내 포털사이트에서 ‘제주의 파워스팟’을 검색 해봐도 전농로 거리(연애운), 삼성혈과 군산, 영주산 등 몇 개 장소를 제외하고는 소개되는 내용이 거의 없다. 산방산이나 비자림도 마찬가지다. 우리 일상생활에 늘 가까이 있기에 자주 방문하면서도 사진촬영에만 바쁘지 그에 대한 스토리에 대한 관심은 별로 없어 보인다.

하지만 국내외 관광객에게 이러한 스토리를 들려줬을 때 그들의 반응은 사뭇 진지하다. 여기에 우리 관광인들에게 큰 과제가 있다고 본다. 제주는 1만8000 신화가 있을 만큼 그 스토리와 전설, 신화는 다양하다. 관광객이 더 관심을 가지고 제주에 대한 이해를 더 충분히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신화와 스토리를 관광콘텐츠로 만들어보자.

단체패키지 관광객에게는 관광통역안내사가 충분히 제주의 스토리를 전달해줄 수 있으나 개별관광객은 자기가 직접 노력해서 찾지 않는 한 제주의 스토리를 알기 어렵다. 이들을 향한 제주의 스토리 전달매체가 필요하다. SNS가 왕성하고 모바일에서 정보를 얻는 트렌드에 맞춰, 파워블로거와 방송매체 등을 대상으로 도내 곳곳을 소개할 때 제주의 스토리를 알려주고, 이들로 하여금 국내외에 알려나갈 필요가 있다.

또한, 마을관광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대표 스토리도 함께 일궈내야 한다. 단순하게 관광객의 체험을 강화하고 지역의 특산물을 알리는 마케팅이 아니라 스토리와 함께하는 제주관광이 필요할 때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으로 제주다움을 더 알려내는 일은 우리 관광인의 역할이요, 우리 마을을 관광명소로 만들어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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