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도2동 ‘읍면동 차원 첫’ 회의 개최
소통과 합의 ‘지역발전 출발점’ 기대

최근 다양한 원탁회의가 개최되고 있다. 원탁회의(圓卓會議)란 동그란 형태의 탁자에 둘러앉아 의견을 나누는 회의를 일컫는 말이다. 위아래 자리 구분이나 자리의 순서가 없이 가능한 한 많은 이해관계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다양한 의제 도출과 해결방안 모색을 위한 합의점을 찾아가는 소통방식 때문에 국제회의에서 많이 활용된다.

최근에는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시민들의 뜻을 직접 반영하기 위한 ‘시민원탁회의’가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에서 다양한 형태로 시도되고 있다. 바람직한 대구시 미래상 찾는 시민원탁회의나 구미시의 미래와 변화를 시민 속에서 이끌어내는 열린 공간을 지향한 구미 원탁회의,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전주를 위한 원탁회의 등의 소식이 들린다.

제주에서도 지난달 29일 일도2동 주민 100명이 참여하는 원탁회의가 열렸다. 지역의 읍면동 단위에서 주민들이 참여하는 100인 원탁회의는 처음 개최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공부하며 지역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힌 후에 지역현안에 대해 주민들 스스로 문제점을 찾아내고 현안해결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사전준비 과정을 거친 후에 최종적인 지역의제를 도출해내는 자리였다.

주민참여 100인 원탁회의를 기획하여 예산을 반영하고, 실질적인 운영에 이르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주민 100명을 선출하고 이들이 모여서 지역현안에 대해 논의하면 되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운영은 말처럼 쉽지 않으며, 단계별 접근이 필요했다.

우선, 지역의 일을 자신의 일처럼 여기며 적극 나서서 원활히 원탁회의를 운영할 준비위원회를 구성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참여를 원하는 주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사전안내와 홍보를 통한 모집을 통해 우선적으로 준비위원을 선정하고 100인 원탁회의 준비교육과 워크숍을 2달간 진행했다.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교육과 마을의제 발굴 워크숍을 실시하고, 지역특성에 기반한 생활의제와 정책의제 관련 주민대상 설문조사도 마쳤다.

드디어 최종적인 주민참여 100인 원탁회의가 열렸다. 일도2동 지역현안에 대해 2번에 걸친 방안 토론과 세부전략 토론을 통해 다양한 주민들의 목소리가 나왔다. 주민들이 직접 선정한 지역문제와 해결을 위한 세부전략까지 도출됐다.

주민들은 주차·안전·쓰레기·지역상권 활성화·복지(아동·노인 등) 문제를 뽑았다. 이 중 주차문제의 해소가 가장 시급하며, 주차타워 건립 등 주차장 확보, 기존 주차공간의 탄력적 활용, 차량등록 제한 등 다양한 전략도 함께 제시됐다.

주민참여 100인 원탁회의의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일까? 궁극적으로는 주민들 스스로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해 공부하며 지역발전을 위해 긴급하게 해결해야만 하는 지역의제들을 주민 스스로 도출해내고, 그 해결책에 대한 논의를 이뤄낸 과정적 측면의 의미가 크다. 과거 누군가 소수의 몇 사람, 지역 리더 중심의 위로부터의 발상이 아니라 지역에서 평범한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스스로 지역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마을의 발전과 실생활을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는 점이다.

이젠 주민들 스스로 다양하게 도출해낸 지역의제들을 과연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후속조치가 남았다. 도출된 지역의제 하나하나별로 단계별, 시기별 로드맵을 만들고 예산 반영과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면서 주민들 스스로 해결해 나간다면 일련의 절차이행 과정들과 실천의 힘이야말로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일 것이다.

주민간 공감과 소통을 통해 합의를 이뤄내는 과정은 말 그대로 참여 민주주의의 첫 걸음이다. 그래서 주민의 힘을 키워내는 것, 탄탄한 지역발전의 밑거름과 출발점이 될 것이다. 올해 처음 시도된 주민참여 100인 원탁회의의 가장 큰 성과이자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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