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중앙여자고등학교(교장 김장영)가 2017학년도 졸업식을 29일 개최키로 했다. 지난해 졸업식이 올해 2월6일 진행된 것과 견주면 무려 40일 이상 빠른 셈이다. 고교 졸업식이 12월에 열리는 것은 제주 첫 사례다.

중앙여고가 파격적으로 졸업식을 앞당긴 것은 학생들이 여러 가지 소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한 배려다. 현행 초중등교육법은 수업일수 190일을 충족시키면 학교장이 학사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김장영 교장은 “졸업생들이 그동안 수능이나 내신관리에 신경쓰다보니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했다”며 “내년 1~2월 동안 여행이나 현장체험, 문화생활 향유 및 친지방문 등 각자 나름에 맞는 활동과 경험을 쌓길 바란다”고 12월 졸업식의 결단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도 매우 긍정적이다. 한 학생은 “대학 입학 전 하고 싶은 일이 많았는데 졸업식을 끝내고 정리된 마음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며 친구들이 모두 좋아한다고 활기찬 학교 분위기를 전했다.

제주지역만 늦었을 뿐 졸업식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분 것은 꽤 됐다. 눈물겨운 송사와 답사를 없애고 함께 즐기는 축제분위기로 탈바꿈시키는가 하면, 상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을 고려해 시상과정을 생략한 학교도 있다. 소중하지 않는 아이가 하나도 없다는 것을 반증하듯이, 어느 학교에선 교장선생님이 졸업생 한명 한명을 단상으로 불러 직접 졸업장을 전해주며 격려하기도 했다.

중앙여고도 졸업식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는데, 깜짝 공연도 좋지만 학생들이 오래도록 추억할 ‘마음의 선물’이면 더욱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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