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의 폭설 달라진 것 없어
눈 속 빙판길 차량 고립 등 ‘혼란’
전문구조 장비 태부족 문제


‘구조구난패트롤’ 운영 바람직
4륜구동 SUV 동호인 적극 활용
교육·협력 체계 등 제도적 방안 필요

 

 

2016년 12월 당시 제주도는 32년만의 폭설대란이 발생하자 “겨울철 재난 대응 총력체계를 가동시켰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지난 7일 기상청은 “3일부터 제주도에 내리기 시작한 폭설 나흘째인 6일 제주(북부·제주지방기상청) 지점에서는 오후 7시에 최고 14.4㎝의 적설량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는 1977년 2월17일과 18일에 각각 18.1㎝, 14.7㎝의 적설량을 기록한 이후 41년 만에 가장 많은 양이라 한다. 32년을 넘어서는 41년만의 폭설이 온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떤 눈이 더 올지 모를 일이다. 다시 2년 뒤에는 50여년만의 폭설?

자연재해는 인간의 통제시스템을 간단히 넘어 대응방법을 비웃기나 하듯이 순식간에 엄청난 피해를 야기하곤 했다. 2004년 12월 26일 발생한 인도네시아의 쯔나미 2011년 3월11일 일본 동북부 지진과 핵발전소 붕괴로 인한 사고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초재앙들이었다.

2년전 “30년만의 폭설”이라며 호들갑이었던 미디어는 연신 사고소식을 실어 나르며 매 번 보아왔던 상황전달에만 매달려 있다. “40년 만”이라는 수식어만 빼곤 여전하다. 더 이상 기상청의 기록 갱신은 알바 아니다.

역시 자연은 언제나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다. 준비해두었다고 만만해하면 여지없이 ‘자만’을 응징한다. 예상을 벗어난 재난에 당황한 행정당국은 추위와 폭설에 난도질된 제주를 구하려 공무원 총동원령을 내렸다. 국민을 안심시키려는 고육지책이겠거니 했지만 그들도 엄동설한의 추위 속에서 헌신하느라 여간 고역이 아니었을 것이다.

효율적이고 적극적인 구조활동을 펼치기엔 전문장비가 태부족이었다. 폭설 속에서 고립된 차량과 인명을 구조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2년 전 필자가 썼던 글대로 재현된 상황이다. 나아진 것이 보이지 않는다. 재난의 규모와 횟수가 줄어들 수 없다면 우리의 재난 대응 시스템의 보완이 필요하다.

재난 시 ‘구조구난패트롤’ 운영을 제안한다. 현재 도내엔 레저활동의 수요가 많아 4륜구동이 가능한 SUV를 보유한 동호인이 많다. 게다가 자동차로 자연을 벗 삼아 취미로 오프로드를 즐기던 바 재난 시 구조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2년 전에도 이 칼럼에서 밝혔다.

평소 포장된 온로드(On-road)보다는 비포장된 오프로드(Off-road)를 투어삼아 즐기고 인적이 드믄 산속깊이 들어가 호연지기며 자연을 즐기기 위했던 튜닝으로 재난 시 접근이 어려운 일반차량에 비하여 월등한 적응력과 뛰어난 극복능력을 보유하게 된 것이다. 높은 차고와 큰 타이어는 접근 어려운 사고 장소로 이동을 도울 것이며 윈치와 견인 장비는 재난장소에서 탈출하며 이동을 실현케 해줄 것이다.

또한 재난으로 인한 통신시스템의 파손으로 두절된 소통은 차량마다 장착된 CB무전기로 극복이 가능한 것은 재난 시 비교불가의 저력이다. 130여명의 회원을 보유한 제주사륜구동연합회는 제주 전역에 분포하고 있어 지역 별 재난예방 및 구조구난활동에 있어서 이들은 즉시적 역할이 된다.

한라산은 산악의 고저편차가 크고 광범위해 강원도만큼이나 어려운 상황의 재난사태가 예견된다. 도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자가구난의 요령과 생존방법 교육은 비현실적이다. 민간자원을 활용하여 재난 시 긴급구난 활동에 투입되는 사회적 대응시스템의 강화는 불끄는 자원소방대원만큼이나 필요한 전문인력 확보방법이라 하겠다.

현행 제주도청 산하 자원봉사센터에서 조직된 재난구조분야에 제주사륜구동연합회가 등재되어 재난 시 활동을 위하여 준비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전문적 소양교육 및 실무요령 및 유관단체 등의 협력 등 제도적 지원책은 전혀 고려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시급한 점검 및 대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본다.

관광객들이 아름다운 제주를 찾았다가 재난으로 인한 사고로 얼룩지게 된다면 결코 제주는 아름답게 기억되지 못할 것이다. 거듭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준비하지 않으면 아름답지 못하다.’ 아름다운 제주를 위하여 제주사륜구동협회가 준비됐다는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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