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 만족 서비스엔 기꺼이 돈 지불
안전도 중요 소비자 니즈 대응 필요

 

 

2017년산 노지감귤 출하가 마무리됐다. 시세가 2년 연속 호조세를 띠면서 조수입은 6000억원 내외로 2016년산 노지감귤 조수입 4928억 원을 훨씬 뛰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생산량은 역대 최저지만 조수입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 이유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싶다.

만감류는 설 전후 반짝 회복세를 보였지만 국내산 딸기 등 제철과일과의 경쟁과 3월부터 오렌지 계절관세 철폐로 수입량 증가 및 소비부진으로 좀처럼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노지감귤은 맛을 기준으로 출하가 이뤄지고 산(酸)함량 감소에 의한 맛(당산비)이 좋아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졌으나 한라봉은 노목원 증가로 저급품 생산이 늘고 조기출하와 과실별 품질 차이가 큰 데도 불구하고 선별 출하가 이뤄지지 않아 소비자들로부터 선택 받지 못하면서 매년 가격하락이 반복되고 있다.

노지감귤 대 한라봉 조수입이 주는 의미는 앞으로 제주농업이 가야 할 방향이 어느 곳인지 알려주고 있다고 본다.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는 한국 사회의 소비 흐름을 전망하며 매년 트렌드 키워드 10개를 발표하고 있는데 2018년 키워드 중 하나가 ‘가심비(價心比)’로 가격 대비 만족도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만족하는 제품, 서비스를 사는데 아낌없이 돈을 지불하는 소비를 뜻한다. 앞으로 청정 제주농업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기후변화, 수입농산물과 경쟁, 소비자 선택 등 시시각각 변화되는 흐름을 파악하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겠다. 이에 농촌진흥청에서 발표한 2018년 농업에서 주목할 키워드를 살펴보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첫째, ‘신뢰할 수 있는 농산물’이다. 지난해 살충제 계란 사건·붉은 불개미 파동·고위험성 AI(조류 인플루엔자) 등 큰 이슈를 거치면서 소비자들은 품질보다도 ‘안전’을 최고의 가치로 우선시 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는 ‘나를 위한 소비’에 돈을 아끼지 않아 유기농·자연농 등에 대한 수요증가가 기대된다.

제주도는 깨끗한 물, 맑은 공기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청정·이미지로 소비자 신뢰도가 매우 높다. 농업에서도 감귤을 비롯한 마늘·양파·월동무 등 유기재배 모델개발과 제주형 GAP 농가 육성·저비용 농자재 공급 등 친환경 농산물 생산기반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둘째, ‘나만을 위한 농촌관광’이다. 지금까지의 농촌관광이 체험·교육·올레길 위주였다면 이제는 스토리·경험상품이 필요하다. 가장 큰 트렌드는 힐링으로 마음과 몸을 쉬고 위로를 받고 싶다는 것이다.

혼밥·혼술에 이어 홀로 여행·홀로 숙박이 점차 늘어날 것에 대비한 상품도 준비가 필요하다. 지난해 농촌마을의 자연·전통·문화 자원을 연계한 경관농업 자원화 사업을 비롯해 팜스테이너를 양성하고 올해는 오감 만족 농촌체험 프로그램 운영과 체험농장 품질 인증에도 힘써 제주다움의 농촌관광을 만들어 가고 있다.

셋째, ‘1인 가구에 주목’이다. ‘솔로이코노미’ 또는 ‘1코노미’로 불리는 1인 소비자 중심의 새로운 경제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1인 가구는 복잡하지 않는 간편함을 선호하면서 1인용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 농산물도 방울다다기양배추·미니당근·미니수박 등 한입거리 정도의 농산물 생산에 관심을 갖고 기술개발을 추진해 오고 있다.

국민소득이 올라가고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들의 넘쳐나는 지금 이 시대에는 품질은 기본이요. 안전은 필수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감안,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

특히 내년 1월부터는 수입 및 국내에 유통되는 농산물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된다. 즉 안전한 먹거리 제공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도입한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가 모든 농산물에 적용 시행되는 것이다.

농업기술원은 농가 피해가 없도록 교육·홍보·지도를 통해 적극 대응하고 있다. 농업인들도 청정제주 이미지 제고를 위해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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