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보다 양호하나 ‘심각’ 앞둔 상황
저감 노력 행정 물론 도민 함께해야

 

 

며칠 동안 내리던 비가 그치고 찌푸리던 하늘이 오랜만에 맑아서 인지 가슴이 시원해진다. 그것도 잠시 하늘 또는 주변의 오름을 보노라면 맑다기 보다 뿌옇다는 느낌이 크다.

지금 제주는 예쁜 얼굴을 내미는 봄꽃들로 그 아름다움을 더해가고 있다. 나들이와 운동 등 야외활동을 하는 도민들도 많아지고, 제주 곳곳에는 봄꽃 축제와 각종 행사로 발걸음이 바빠진다. 학교·각종 모임과 단체 운동회·야유회 등으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몸과 마음이 즐거워진다.

그러나 어느 때부터인가 계획하고 준비했던 모임과 행사가 연기되거나 당일 취소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미세먼지 때문이다.

지난 겨울 수도권에선 3일간 춥고 4일간 미세먼지가 극심하다는 뜻의 ‘삼한사미’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미세먼지의 위해성이 보고되면서 심각성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민 건강과 어린이·어르신 등 미세먼지에 취약한 민감계층 보호를 위해 인체 위해성이 더 큰 PM2.5의 환경기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 일평균 50㎍/㎥에서 35 ㎍/㎥로, 연평균 기준은 25㎍/㎥에서 15 ㎍/㎥으로 적용하기 시작했다.

미세먼지 기준강화와 더불어 환경부는 미세먼지 배출량 감소를 위해 적극적인 대응책을 추진하고 있다. 미세먼지의 배출원은 다양하다. 토양이나 해염입자 등에서 자연적으로 발생되기도 하고, 산업시설과 자동차 배기가스 등을 통해 인위적으로 배출되기도 한다.

이러한 오염물질은 국내 배출원과 국외의 영향으로 구분된다. 국립환경과학원의 발표에 따르면 계절이나 기상조건 등에 따라 다르지만 평상시에는 30~50%, 고농도시에는 60~80% 정도가 국외에서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외 요인으로는 중국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이 크나, 대기정체 등으로 국내 배출원에 의한 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미세먼지의 국외 영향을 줄이기 위한 국가차원의 노력과 더불어 수도권 주요도시 등 각 지자체에서는 지역 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배출원 조사와 기여율 평가를 통해 지역적인 특성을 반영한 저감대책을 속속 마련하고 있다.

그렇다면 제주지역은 어떨까? 제주지역 미세먼지(PM2.5)의 연평균 농도는 2016년도에 22㎍/㎥으로 현재 대기환경 기준(25㎍/㎥)과 전국평균(26㎍/㎥)에 비하여 낮은 편이다. 그러나 3월 말부터 적용될 PM2.5에 대한 연평균 기준을 반영한다면 초과한 수치다. 이를 적용한다면 제주도도 더 이상 미세먼지의 안전지대가 아닌 셈이다.

정부의 정책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우리 제주도에서도 노후 경유자동차 폐차, 전기자동차 보급, 풍력·태양광 등 청정에너지 사용 전환 등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그러나 제주지역 실정에 맞는 효과적인 미세먼지 관리 및 저감대책 마련을 위해서는 지역 미세먼지에 영향을 미치는 오염원의 확인과 기여율 분석 등 연구자료를 주기적으로 확보하고, 장기간의 미세먼지 분석자료를 바탕으로 종합적인 대기질 평가가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이에 우리 보건환경연구원은 제주지역 미세먼지 관리방안 마련을 위해 미세먼지의 화학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오염원을 확인하고 기여도를 평가하기 위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미세먼지 농도를 실시간 모니터링 하여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도민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미세먼지 경보제를 운영하고 있다.

제주지역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서는 제주도의 적극적인 대처도 중요하지만 도민들의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노천소각을 자제하고 노후차량 배기가스 주기적 점검과 대중교통 이용 생활화 등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생활 속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우리들의 작은 관심과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제주가 아니라 후손들이 살아가는 데도 쾌적해지고 건강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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