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문화광장은 침체된 제주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제주도가 지난 2011년부터 총 56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조성됐다. 산지천을 중심으로 광장과 주차장, 도로와 공원 등의 기반시설공사가 완료된 지 이번 달로 꼭 1년을 맞았다.

도의 계획대로라면 최소한 시민들의 휴식처 역할이라도 해야 했다. 하지만 본지 기자가 찾은 탐라문화광장은 ‘거액의 헛돈만 들인 실패작’ 바로 그 자체였다. 광장을 찾는 시민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고 대낮부터 술판이 벌어져 고성방가가 오가는 등 난장판을 방불케 했다.

공원 반대쪽에 설치돼 있는 전망대도 유명무실하기는 마찬가지다. 원래 이 자리에는 중국 피난선을 재현한 ‘해상호’ 조형물이 자리잡고 있었다. 지난 2002년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제주도가 사업비 22억원을 들여 건립한 것이다.

그러나 중국 관광객 유치는커녕 부식 등의 위험요소가 발생해 조성 13년 만에 철거하고 전망대를 세웠지만 이 또한 소용이 없었다. 그 이유와 답은 근처에서 15년째 장사를 하고 있다는 한 상인의 입에서 나왔다. “주변 건물보다 낮은 전망대가 세상에 어디 있느냐….”

제주도는 당초 계획을 발표할 때 탐라문화광장이 조성되면 부가가치 유발효과만 1조 8596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었다. 도는 아직 기반시설조성 단계일 뿐이라며, 또다시 세계음식테마거리 등을 운운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도정에 묻고 싶다. 세계음식테마거리는 아직도 유효한가. 만약 유효하다면 여기에 소요될 자금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등을 분명하게 답하기를 바란다. 탐라광장에 대한 관리사무를 제주시로 이관한 것을 보면 이도저도 아닌 것으로 추측되는데, 현재 제주도정의 구상은 무엇인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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