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원, 생존희생자·유가족 1121명 조사결과

제주4·3으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남성보다 여성이 심각하게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정여진 선임연구위원은 10일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열린 '4.3 경험과 여성.가족의 삶' 공동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은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4·3생존희생자와 유가족 등 1121명(남성 597명. 여성5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 중증도 위험군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경우 남성은 경도군에 비해 중증도군이 7.2%p 높았으나, 여성은 18.3%p로 남성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험군 비율 역시 여성이 남성보다 6.3%p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여성 절반이 우울증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여성의 우울 중증도는 29.4%로 남성의 우울 중증도 16.4%에 비해 13%p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 선임연구위원은 “4·3생존희생자와 유가족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등이 매우 심각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면서 “4·3경험으로 인해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생존희생자와 유가족들에 대한 정신건강 서비스 제공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성의 트라우마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신뢰도 높은 추가 조사 연구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