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해안변 제주 곳곳 쓰레기 몸살
중산간 포함 적극적 수거 활동 필요

 

길을 가다보면 곳곳에 쓰레기가 있다. 한 두 명이 버리기 시작하면 그 곳은 이내 쓰레기장이 되어 버린다. 일상생활에서의 경범죄를 제때 처벌하지 않으면 강력 범죄로 발전할 수 있다는 이른바 ‘깨진 유리창의 이론’을 연상케 한다.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도민들과 관광객 모두 ‘공범’이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의 시민 의식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 지 안타깝기 그지없다.

우리의 시민의식을 개선·발전, 업그레이드시켜야할 할 때다. 물론 제도적 장치들이 없지는 않다. 쓰레기 무단투기를 예로 들면 지자체마다 내용이 약간씩 상이할 수 있으나 보편적으로 담배꽁초 무단투기 벌금 5만원, 종량제봉투 미사용 10만원, 불법소각은 50만원까지 부과된다.

각각의 상황이나 증거를 포착하여 관할지역 동사무소나 시청 등에 신고를 하면 포상금으로 벌금의 20%정도 지급하기도 한다. 불법으로 버리는 사람, 이를 ‘고자질’ 해 주길 독려하는 상황, 참으로 불편한 현실이다.

해안가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깨진 유리병과 쓰레기들이 보인다. 바닷가 쪽으로 몇 발짝 옮겨보면 술병들 사이로 ‘보말’이 자란다. 좋지 않은 환경에서 살아가는 생물들을 보기가 안쓰럽다.

일본에는 ‘쓰레기 줍기 실력’을 겨루는 대회가 있고 국가대표 선발전까지 진행하고 있다. 4~5명이 팀을 이뤄서 1시간 안에 가장 많은 쓰레기를 모은 팀이 우승을 하게 된다. 쓰레기 종류별로 점수(가연성 쓰레기 100g에 10점, 페트병 100g에 10점, 담배꽁초 100g에 100점)가 있어서, 경기가 끝나면 포인트를 종합해 우승자를 선정한다.

특히 쓰레기 줍기 스포츠가 2020년 도쿄올림픽 ‘특정 관객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고 한다. 이에 따라 이 대회에 나갈 한국 ‘국가대표 선발전’ 예선 경기가 지난해 제주 플레이스 광장과 광치기해수욕장·고성리 일대에서 진행되기도 했다.

제주도 자체적인 청소활동도 있었다.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맞아 제주를 찾는 귀향·관광객들에게 쾌적한 분위기 제공을 위해 추석맞이 대청소의 날 등을 운영했다. 또한 ‘도민 대청소’ 날에는 도 전역에서 지역 자생단체와 공무원, 주민이 함께 참여하여 도심지·마을·공한지·하천 등에서 쓰레기 줍기 운동을 전개한다.

이러한 취지를 이어 청정제주의 이미지와 깨끗한 제주를 만들기 위한 노력으로 ‘비치코밍·랜드코밍·그린코밍’ 캠페인을 제안해 본다. ‘빗질’이라는 뜻을 가진 코밍(Combing)을 제주의 바다와 땅, 자연과 연결, 각각의 공간을 빗질하듯 ‘정화작업’을 진행하는 캠페인인 셈이다.

그리고 비치코밍(Beachcombing)은 영어사전에 ‘해변가에 흩어진 표류물을 주워 모으는 일’로 등록돼 있는 정식단어다. 비치코밍을 벤치마킹하고 한 발 더 나아가 랜드코밍(Landcombing)은 ‘땅위를 빗질하듯 땅위의 쓰레기들을 줍는 행위’로, 그린코밍(Greencombing)은 ‘중산간 및 오름과 한라산을 포함한 녹지지역의 쓰레기를 줍는 행위’로 정하고 진행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 3개의 활동을 묶어서 ‘3대 코밍’으로 명명하는 한편 활동 및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3대 코밍 Day’도 선정할 필요가 있다. 3대 코밍데이는 이를 테면 4월5일 식목일 전날인 4일(쓰레기를 싹 줍는 날)이나 빗을 연상케하는 11월 11일(제주도 전체를 빗질하듯 쓰레기를 줍는 날)도 의미가 있어 보인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도 제주의 ‘3대 코밍’ 캠페인에 함께할 수 있어야 한다. 제주를 다녀간 관광객들이 “제주도는 쓰레기에 민감한 도시이고 함부로 버리거나 분리수거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안된다. 쓰레기가 없는 제주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더라”고 말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제주에 삶의 터를 두고 있는 우리부터 ‘솔선수범’ 해야 함은 당연하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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