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발생 경찰 가담자 5명 전원 구속
범행 잔혹 도민 불안…中 불법체류자 1만여명

지난 4월 22일 밤 10시 10분경 제주시 연동 소재 노래주점에서 발생한 중국인 흉기 살인 사건은 중국인 불법취업 브로커들 간 수수료 갈등에 의한 범죄인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서부경찰서는 불법체류 중국인 살인사건과 관련, 중국인 장모(27)씨와 류모(29)씨, 푸모(28)씨 등 3명에 ‘살인혐의’로, 간접적으로 범행에 가담한 중국인 취모(38)씨와 예모(28)씨에 대해서는 ‘상해치사 혐의’를 각각 적용해 구속했다.

살해된 중국인 찌모(42)씨는 제주에서 중국인 불법 취업 알선에 따른 사장역할을 해왔으며, 류씨는 중간역할, 장씨와 취씨는 모집 역할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일자리 소개 등 브로커를 통해 생긴 금전적 갈등으로 찌씨를 살해하기로 공모, 범행 당일 류씨가 장씨에게 흉기를 건네며 푸씨와 함께 살해할 것을 지시했다.

장씨와 류씨는 당일 밤 10시 11분경 노래주점 룸에 들어서자마자 찌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범행 당시 룸 밖에서는 취씨와 예씨가 대기했다. 

살인을 지시했던 류씨는 찌씨와 함께 노래주점 룸에 있다가 찌씨가 숨진 것을 확인한 후 도주했다.

류씨와 취씨는 범행 다음날인 23일 제주공항에서 항공편을 이용해 중국으로 도주하려 했지만, 범행 현장 인근 CCTV 분석결과를 토대로 용의자의 인적사항을 확인해 공항에 대기하고 있던 경찰에 체포됐다.    

장씨는 23일 제주시내 일대에서 체포됐으며, 푸씨와 예씨는 수사망이 좁혀오자 26일 경찰에 자수했다.

강성윤 형사과장은 “이들은 범행 직후 항공편을 이용해 도주하려 했다. 이권 다툼이 아닌 단순 금전 문제로 살인까지 한 것은 불법체류자 신분인 만큼 ‘도주하면 그만’이라는 심리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 과장은 “이들은 불법취업 브로커 역할을 해 왔지만, 개개인 모두 별도의 직업이 있다. 이들 개개인을 조사한 결과 불법 취업 알선 자리를 노린 범행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불법체류 중국인이 버젓이 도내에서 불법취업 브로커 역할을 해 왔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제주의 무사증 제도가 ‘불법 취업 통로’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일자리 잠식도 문제지만, 흉기 사용 등 범죄 위험성이 커 도민 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올해 1월 법무부가 파악한 결과 제주에 1만1000여명의 불법체류 중국인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불법체류 외국인이 급증하고 있지만 이를 단속하지 못한다는 비판 여론에 제주경찰은 지난달 27일부터 외국인 강력사건 대응 특별활동을 추진, 최근까지 불법체류자 23명(중국인 22명, 몽골인 1명)을 검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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