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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적폐 프레임’과 도덕성 검증
데스크 승인 2018년 05월 14일 (월) 김계춘 주필 |  
   
 
김계춘 주필
 

文 정부 1호 국정과제 ‘적폐청산’
지난 1년 한국사회 話頭로
지방선거 ‘완전한 정권교체’ 노려

제주에선 정반대 상황으로 전개
元 ‘적폐 프레임’ 虛 찔린 민주
도덕성 검증 등 최대 이슈로 대두

 

‘적폐청산(積幣淸算)’은 촛불민심 등의 힘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의 제1호 국정과제였다. 때문에 지난 1년 내내 적폐청산은 화두(話頭)가 되었고,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이에 편승해 이 프레임을 자신들의 ‘전유물’로 만들었다.

민주당 제주도당도 올해 1월 신년사를 통해 완전한 정권교체와 적폐청산을 강조했다. 2018년은 문재인 정부가 ‘새로운 대한민국호’의 본격적인 닻을 올리는 해가 되어야 한다는 것. 이는 6·13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둬 개혁의 추진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의 발로였다.

그러나 재선에 나선 원희룡 지사가 ‘적폐청산’이란 프레임을 들고 선거전에 본격 뛰어들며 상황은 반전(反轉)됐다. 도지사 권한을 내려놓은 지난달 24일, 원 지사는 직무정지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4년은 적폐와 싸운 4년이었다”며 “제주가 다시 조배죽 시대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치고 나왔다.

특히 원 지사는 ‘조배죽’을 언급하며 문대림 민주당 후보와 우근민 전 지사를 한데 묶어 적폐세력으로 몰아붙였다. 조배죽은 ‘조직을 배신하면 죽음’이라는 뜻으로, 농담을 가미한 우 전 지사의 건배사 구호였다.

원 지사는 “제주의 귀중한 땅을 중국 등 외국에 팔아넘긴 중심에는 부동산 투기가 있었고, 일부 공직자와 사회지도층의 이권개입이 있었다”며 우근민 전 도정과 문대림 후보를 겨냥했다. 이어 “저는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대통령의 적폐청산을 적극 지지하지만, 적폐가 적폐를 청산할 수는 없다. 과연 제주의 적폐는 누구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에 문 후보 측은 “원 후보가 선거판을 정책 대결보다는 진흙탕 싸움으로 몰아가려 하고 있다”며 “재선에 눈이 멀어 자신을 돌아보기보다 상대방 흠집내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고 반박에 나섰으나 논란은 사그라 들지 않았다. 김방훈 자유한국당 후보와 장성철 바른미래당 후보가 공세에 가담하면서 적폐청산은 6·13 도지사선거의 프레임으로 급부상했다. 적폐청산을 자신들의 전유물로 생각했던 민주당으로선 완전히 허(虛)를 찔린 셈이다.

적폐 논란은 이달 10일 김방훈 캠프 한광문 대변인의 기자회견에서 절정에 달했다. 한 대변인은 “제주도를 이끌 사람에 대한 도덕성 검증은 필수”라며 “내연녀를 포함한 여성문제 의혹이 있는 사람이 제주도지사 후보로 나서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일갈했다.

한 대변인은 △논문 표절 △부동산 투기 △친인척 비리 △이중 취업 △공문서 허위기재 △곶자왈 훼손 △주식 문제 △공직자로서 일반기업에 취업 이중급여 수수 △내연녀를 포함한 여성문제 △부정취업 등 무려 10가지 의혹(疑惑)을 일일이 거론했다. 비록 기자회견에서는 당사자를 특정하진 않았지만 문대림 후보를 겨냥한 것임은 분명했다.

장성철 바른미래당 후보와 원희룡 후보(무소속) 역시 공격에 가세했음은 물론이다. 이들은 문 후보의 ‘부동산개발회사 부회장 재임’ 등을 거론하며 도덕성 검증을 위한 합동토론회에 나올 것을 거듭 촉구했다.

이와 관련 문대림 후보 측은 “우리 후보와는 전혀 무관한 이야기”라며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다른 후보의 도덕성 검증 요구에 대해서는 “청와대의 엄정한 검증시스템을 거쳤다”면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과 함께 “문제가 있다면 사법당국에 고발하라”는 기조를 견지하는 중이다.

13일 열린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도 문 후보는 검증에 대한 일언반구도 없이 “대통령이 바뀌었을 뿐이지만 모두의 꿈이 현실이 되고 있다. 저를 도지사로 뽑아준다면 제대로 된 제주도를 힘 있게 실천하겠다”며 ‘제주사회 발전 패러다임 대전환 5대전략’ 등을 소개하는 등 정책선거에 주력할 것임을 예고했다.

그러나 이런 기조를 앞으로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의혹을 해소해야 정책대결로 갈 수 있다”는 야당 후보들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고, 향후 토론회 등이 개최되면 도덕성 검증 또한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각종 의혹을 안고 가는 것은 또 다른 의혹만을 키울 뿐,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문 후보 진영도 제기된 모든 의혹을 훌훌 털고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덕성 검증은 어차피 한번은 넘어야 할 산이기에 더욱 그렇다.

15일 KCTV에서 제주도지사선거 합동 첫 토론회가 열린다. 생방송으로 진행될 토론회는 6·13 지방선거의 향방을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초미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제주매일 김계춘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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